② 민간 주도 상향식 논의 필요성
충청권 메가시티 동력 유지 ‘관건’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에 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겠다며 앞서 나갔던 대구·경북은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고, 부산·경남은 내달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한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 움직임과 현실가능성, 주의점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① “우리는 한뿌리” 대전·충남 행정통합론 시동

②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보다 중요한 것 <끝>. 

지난해 열린 충청권 4개 시도 행정협의회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자료사진. 
지난해 열린 충청권 4개 시도 행정협의회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자료사진. 

대구·경북, 부산·경남에 이어 대전·충남도 행정통합 논의에 뛰어들었다. 현실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논의 방식에 대한 고민과 함께 메가시티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당장 내년부터 공직자 인사교류를 시행할 방침이다. 각각 대전세종연구원, 충남연구원과 협력해 행정통합을 주제로 연구용역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행정통합 움직임을 이끌었던 대구·경북(TK)은 최근 논의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시·군 권한, 청사 소재지와 개수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통합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다.

주요 현안 사업을 두고 서로 날선 공방을 벌이며 오히려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자체장, 관 주도로 무리하게 속도를 내면서 탈이 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부산·경남은 내달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한다. 대구·경북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시·도민 의사를 최우선에 두는 ‘상향식 통합’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위원회는 시민단체, 주민자치회, 시장군수협의회, 학계 인사 등 총 30명 규모로 꾸렸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민 의렴 수렴을 마치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 이 절차를 거쳐 공감대 확보에 성공한다면, 특별법 제정에 즉시 나설 방침이다.

충청권 메가시티 동력 상실 우려, 기우일까?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전략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내 수록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로드맵. 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전략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내 수록된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로드맵. 대전세종연구원 제공.

대전, 충남이 행정통합 논의에 더 신중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 첫 성과인 충청지방정부연합이 오는 11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지방정부연합은 초광역권을 추진 중인 전국 지자체 중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은 첫 사례로 꼽힌다. 연합이 출범하면 초광역 교통망 구축과 관광·첨단 바이오 육성 등 21개 연합 사무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거버넌스 구축 첫 실험체인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단순 물리적인 연계책인 교통 ·인프라 관련 사업 이외 다양한 연계 인프라, 인재 양성 체계 구축 등 정부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재정 투자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충청권 4개 시도는 메가시티 조성에 이견이 없지만, 행정통합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행정수도 지위를 갖고 있는 세종은 통합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충북은 행정통합이 시기상조라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대전과 충남이 투트랙으로 별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가 메가시티 동력을 결집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학계와 전문가는 메가시티 추진 흐름 안에서 일차적으로 실효적 효과를 거둔 뒤, 가장 마지막에 행정통합을 논의하는 게 순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명예교수는 “충청광역연합출범을 앞두고 대전과 충남 통합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라며 “우선 충청권 4개 시·도가 참여하는 메가시티를 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 교수는 “지자체장, 관 주도 통합 논의는 우려스러운 점이 많기 때문에 민간이 중심이 되고, 관, 학계, 언론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민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며 "충청권은 이미 교통,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조용하지만 강하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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