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사회공헌사업 안산공원 조성 ‘분담금 핑퐁’ 계속될 듯‘
한화토탈에너지스·롯데케미칼·LG화학 관망하며 눈치 게임만
충남 서산 대산공단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인 안산공원 조성사업이 늦어지는 이유는 기업들이 돈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수십 개의 공단 입주 기업 중 2017년 당시 서산시와 사회공헌 협약에 서명한 HD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에너지스·롯데케미칼·LG화학 등 메이저 4사가 각자 조금이라도 분담금을 적게 내려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분담금을 놓고 일부는 매출 기준안을 내놨지만, 시점과 연결회사 등을 놓고 이견이 생겨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업비는 애초 계획했던 427억 원에서 최소 50% 이상 상승한 600억 원 중후반까지 예상한다.
사업비를 증액하지 않고 기존 그림대로 진행하면 사업 규모는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7년여를 기다리며 지친 지역 주민들은 “증액은 필요 없으니 애초 약속했던 사업비만이라도 내놓고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하라”는 입장이다.
주민과의 협의는 HD현대오일뱅크가 해오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0년대 중반 육지를 매입하는 대신 공유수면을 메워 공장을 확장했다. 주민과 큰 마찰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안산공원 조성 등 사회공헌을 약속했기 때문이란 게 지역사회의 이야기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일 임원급 인사가 지역 이장단협의회, 발전협의회, 노인회 대표를 함께 만난 자리에서 150억 원 분담안을 내놨다.
이는 기존 사업비 427억 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3개 회사도 차액 277억 원을 분담할지 미지수다. 3사의 ’계산법‘대로라면 오일뱅크가 150억 원을 내면 이들 4개사 분담금은 모두 합해봐야 200억 원대 중후반에 그칠 수 있다. 3개사는 ’HD현대오일뱅크가 큰 혜택을 본 만큼 안산공원 사업은 단순히 매출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분담을 안 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협약 당시를 생각하면 어떤 회사가 가장 많은 혜택을 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분담비율을 조정하는 게 상식적인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디른 회사 관계자는 “남의 회사 이야기라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 복잡하다. 기다려보고 있다”며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3사가 ’강건너 불구경‘하는 상황에서 HD현대오일뱅크 측은 이번 주민과 면담에서 나머지 3사의 분담 확약 없이는 자신들이 제안한 분담금도 못 내겠다는 조건까지 달았다.
한일희 대산읍발전협의회장은 “오일뱅크가 나머지 3개 회사의 분담금 확약서 없이는 집행할 수 없다고 했다”며 “우리한테 나머지 3개사를 찾아가 읍소라도 해서 확약서를 받아오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오일뱅크가 분담금을 내면 눈치만 보고 있는 나머지 3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며 “이 정도면 기업들이 주민들을 놓고 장난치는 거로밖에 볼 수 없다. 상여 메고 서울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산 안산공원 조성은 2017년 국회의원, 충남도, 서산시와 대산4사(한화토탈에너지스, HD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가 지역발전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됐다.
땅만 마련됐을 뿐 기업들이 단 한 푼의 분담금도 내지 않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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