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성심당, 기준가 미만 응찰...무언의 항변
해결사 정치인 나오면, 능력 입증에 ‘신뢰는 덤’
성심당 대전역점 임대료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코레일유통이 현 성심당 대전역점 자리 300㎡ 상가 운영자 모집을 위해 5번째 입찰 공모에 나섰는데, 입찰 마감인 오늘(10일) 성심당이 약 1억 원을 써내며 응찰했다고 하네요.
성심당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입찰 기준가격 3억 917만 4000원 미만 금액을 써 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굳이 1억 원을 써내며 응찰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무언의 항변처럼 보입니다. 대전역점을 계속 운영하고 싶은데, 월 임대료 1억 원 이상을 주고는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을 ‘기준가격 미만 응찰’로 항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지난 입찰에서도 성심당은 같은 방식의 응찰로 탈락한 바 있습니다.
성심당 유명세를 반영하듯 전국 모든 언론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코레일유통을 비판하는 논조가 우세합니다. 제목만 보면 코레일유통은 단 번에 월세를 4배 이상 올리는 악덕 임대업자로 비칩니다. 대체로 여론이 성심당 편일 수 밖에 없는 이유겠지요.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악덕 임대업자에 당하는 성심당’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코레일유통이 전국 사업장 전부를 소위 ‘수수료매장’ 형태로 운영하면서 최소 수수료율을 17%로 정하고 있는데, 성심당에게만 이 기준을 완화해 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테니까요. 이 부분은 성심당도 인정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코레일유통이 순수 민간기업이었다면 이런 논란이 계속 이어지지도 않았겠지요.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가격 절충점을 찾으면 그만이니까요. 이익 창출보다 규정 준수가 더 중요한 공기업 속성을 고려하면, 코레일유통도 더 이상 물러설 퇴로가 보이지 않겠지요.
논란에 편승해 일부 정치권이 코레일유통을 비난하며 여론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은 매우 거북해 보입니다. 코레일유통이 성심당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며 수수료율 17%를 적용하라고 압박했던 것도 정치권입니다. 원칙과 기준이 이렇게 달라서야, 어떻게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시민들이야 성심당에 대한 애정으로 얼마든지 코레일유통을 비난할 수 있겠지만, 정치권이 그러면 곤란하지요. 평행선을 달리는 코레일유통과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은 결국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요?
성심당에게 대전역 밖으로 나오라고 하는 제안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성심당이 대전역 앞 건물을 매입하거나, 임대할 자금이 없어서 지금과 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과거 ‘대전역’하면 떠올랐던 가락국수의 추억처럼, 지금 대전역은 ‘튀김 소보로의 추억’이 더 강렬한 장소입니다.
성심당은 대전 시민들에게 단순한 빵집이 아닙니다. 사회공헌과 봉사, 자존심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 브랜드’지요. 성심당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을테니, 고민이 클 수밖에요. 코레일유통이 가지고 있는 규정을 준수하면서, 성심당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지지 않는 선에서 타협할 수 있는 절충점이 없을까요?
절충점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이 나온다면, 시민의 신뢰와 사랑을 덤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