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신년 기자 간담회서 'KTX 세종역 설치' 3가지 명분 제시
법률로 명시된 행정수도 위상, 주민 불편 해소, 경제적 타당성 강조
김영환 충북지사 발언엔 우회적 비판... " 공직자 발언은 신중해야" 일침

최민호 시징아 9일 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시징아 9일 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9일 흔들림 없는 KTX 세종역 추진 의지를 다시금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보람동 시청 브리핑품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김영환 충북지사의 ‘세종시 밉상’ 막말에 대해선 직접적 대응을 피했다.

김 지사는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종시는 본래 목적에서 이탈해 하마처럼 공룡이 돼 무한 확장하면서 충청권 인구를 깎아 먹는 밉상이 되고 있다”며 “세종시가 충청권의 단결을 해치고 있다. KTX 세종역은 교량과 터널 사이 기술적 설치가 불가능하고 이미 결론이 난 문제인데 고집을 하고 있다”고 성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세종시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는데 대해 최 시장은 “KTX 세종역은 지역 분열의 문제가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윈윈 전략으로 봐야 한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세종역사를 추진하며 충청권 지자체 및 중앙부처를 설득해가겠다”고 강조했다.

KTX 세종역으로 인해 2024년 출범을 앞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메가시티)가 흔들려선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2025년 금강국제정원박람회에 이어 2027년 하계 세계 대학경기대회(U대회)의 성공 개최에 있어 충청권의 공조와 협력이 필수적이란 인식이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자들이 참석, KTX 세종역 논란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자들이 참석, KTX 세종역 논란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3가지 측면에서 KTX 세종역 추진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첫 번째 명분은 법률로 명시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 등 진짜 행정수도 위상에서 찾았다.

최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 국정 과제를 통해 실질적인 진짜 행정수도, 미래 전략도시로 세종시를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세종시 정부도 그 방향에서) 행정수도 및 미래 전략도시 완성을 향해 충실히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남면 발산리 주변 KTX 세종역 예정지 전경. 선로 위를 KTX가 지나고 있다. 이희택 기자. 
금남면 발산리 주변 KTX 세종역 예정지 전경. 선로 위를 KTX가 지나고 있다. 이희택 기자. 

두 번째 명분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KTX 역사’가 없는 광역단체인 만큼, 주민 편익 강화에 부여했다.

KTX 오송역이 세종시 관문이라기 보다 지역 이기주의의 거점이 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충북은 앞에선 ‘세종시 관문역’을 주장하고, 뒤에선 ‘청주 오송역’ 개명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세종시 출범 전 300만 명 안팎에 불과했던 연간 수송객도 9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수요 포화 상태에 이르며 주차난과 연계 교통 불편, 비싼 택시 요금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세종시민들도 이 같은 불편을 지속 제기하며 KTX 세종역 설치를 10년째 목놓아 외치고 있다.

세 번째 추진 논리는 경제적 타당성에서 확인하고 있다.

2017년 국가철도공단 비용편익(B/C) 분석 0.58, 2020년 아주대 산학협력팀 B/C 결과 0.86에 이어 2023년 10월경 B/C 결과는 다를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그 사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 ▲세종시 인구수가 40만 명에 근접 ▲국회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확정 ▲대전 유성~세종 신도시~정부세종청사~조치원~충북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 확정(비수도권 5대 선도 사업 포함) ▲KTX 세종역 인근에 하계 U대회 개최지인 종합체육시설 건립 추진 등이 대표적 여건 변화다.

이 같은 지표 만으로도 기준치인 B/C에 1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시장은 이를 떠나 진짜 행정수도 위상에 부합하는 측면에서 고속철도역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최민호 시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우회적 일침도 가했다. 세종시 폄훼 발언에 대한 지역 민심이 분노로 표현되고 있어서다.

그는 “(김 지사의 SNS 발언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제가 타산지석으로 가르침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흔들림없이 진짜 행정수도, 미래 전략도시 완성을 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