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페스티벌, 별빛음악제, 100인 100색전 등 개최
박경귀 아산시장 “발상의 전환, 비수도권 소도시 모델 될 것”
[아산=안성원 기자] 충남 아산시의 신정호가 민선 8기 들어서며 문화예술정책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경귀 아산시장이 “1년 365일 문화·예술 행사가 넘쳐나는 문화예술 도시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신정호 인근을 하나의 거대한 복합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신정호 아트밸리’ 사업을 공표한 것.
3일 시에 따르면, 신정호는 1926년 만들어진 인공저수지다. 농수용 저수지로 만들어졌지만 넓게 펼쳐진 구릉지대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오랜 기간 시민들에게 사랑받았다.
이후 2004년 정원조성과 트랙 공사 등을 진행해 도심 속 명품 호수공원으로 재탄생한 뒤에는 대형 카페와 레스토랑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하나하나 건축미가 뛰어나고 그 규모가 커서, 풍광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대형 건축물들은 신정호의 볼거리 중 하나.
신정호 아트밸리는 이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신정호의 경관을 활용해 아산만의 문화예술 인프라로 발전시키자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했다. 즉, 신정호 아트밸리 사업의 기본계획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신정호 호수 정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동시에 주변 카페와 레스토랑이 갤러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신정호 주변에 새롭게 들어서는 카페와 식당은 갤러리 기능이 포함되도록 유도하고, 기존 매장이 갤러리 기능을 더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진행할 경우 그 비용을 일부 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신정호 인근은 아름다운 호수를 중심으로 작은 민간 미술관 수십 곳이 집약된, 아산만의 독창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박 시장은 이 공간에 ‘신정호 아트밸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기반으로 아산에 ‘고품격 문화도시’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2024년 국제 비엔날레를 창설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통상 국제 비엔날레를 치르려면 수십, 수백억의 예산이 들어가지만, 이렇게 인근 카페를 갤러리로 활용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산시는 비엔날레가 창설되고 자리 잡게 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훌륭한 관광자산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정호 인근 카페 25곳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신정호 아트밸리 아트 페스티벌―100인 100색전’은 그 첫 실험이다. 왕열, 조영남, 나얼 등 국내외 유명 작가 103명의 작품 187점이 전시되고 있는데, 문화와 예술, 생태와 자연, 카페와 그림이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하는 중이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 별빛음악제와 달그락 페스티벌 등 그동안 산발적으로 개최되던 지역 음악 축제를 신정호 야외음악당에서 개최하고, 축제 브랜드도 ‘신정호 아트밸리’로 통일했다.
지난해 12월 10일에는 신정호 인근에 위치한 경찰인재개발원 차일혁홀에서 ‘제1회 아트밸리 아산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열렸다.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정상급 성악가들의 오페라 공연에 준비된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시는 새해에 이를 동력 삼아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성웅 이순신 축제는 지난 3년간 응축한 에너지를 한 번에 터트릴 정도로 성대한 규모로 재개할 예정이다. ‘신정호 아트밸리’ 브랜드로 통일된 음악 축제는 재즈, 오페라, 뮤지컬, 락, 합창제, 국악, 트로트 등 장르별 음악 축제로 추진하고,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을 초청해 시민들에게 1년 내내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신정호 인근 카페 25곳에서 열린 ‘100인 100색전’ 참여 카페를 50곳까지 늘려 그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경찰인재개발원도 아산에 문예회관(예술의 전당)이 건립되기 전까지 1700석 규모의 내부 대공연장인 차일혁홀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는 장기적으로 문예회관 건립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그전까지는 차일혁홀을 활용해 실내 공연에 적합한 고품격 공연도 지속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신정호 아트밸리가 구축할 아산만의 독특한 문화예술 인프라와 도시브랜드는 아산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아산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수도권 소도시에도 훌륭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