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돈 기자] 여권 지휘부가 ‘육군사관학교 충남이전’ 대통령공약 진위 여부에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아 지역사회 반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국방부와 일부 여당의원의 대통령공약 부정 발언에 이어 충남 출신인 여당 지휘부까지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육사 충남이전 대통령공약’ 진위 논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가 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충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연석회의 이후 ‘육사 충남이전 대통령 공약’과 관련한 <디트뉴스>질문에 “여권 내에서도 결론에 도달한 상황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육사 이전과 관련해 여러 논의가 이어져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 후 공청회도 개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직 인수위 균형발전특위가 발표한 충남지역 공약에 해당 공약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그런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더 진전되고, 충청지역 염원대로 귀결될 수 있도록 논의를 별도로 하겠다”고 말했다. '육사 충남이전 대통령공약'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셈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국립 경찰병원 아산 분원 유치 등 지역현안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육사 충남이전'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지역 사회에서는 정부 여당의 잇단 대통령 공약을 부정하는 발언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앞서 이종섭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종합감사에서 “육사 이전의 경우 대통령 공약이 아니며, 12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육사 출신 한기호 의원(국민의힘,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역시 “육사 이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지역이기주의와 유권자 표를 더 얻겠다는 계산”이라고 이전 반대 입장을 표했다.

김희동 육사 충남이전 범도민추진위원회 실행위원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김병준 대통령직 인수위 균형발전특위위원장이 지난 4월 충남도서관에서 발표한 지역공약은 무엇이냐”며 “인수위의 발언과 문서는 곧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역 국회의원인데도 불구하고 육사 충남이전과 관련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총선은 2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15일 국회에서 육사 충남이전 관련해 공청회를 열 예정”이라며 “지역 의원을 비롯해 타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육사 이전 필요성과 논리를 제시해 대선 공약을 관철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