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下)] 오는 8월 23일까지 전국 지자체 경쟁 예고
현재 인프라 경쟁력은 약하나 미래 잠재력을 갖춘 '세종시'
국제명소형으로 지원 가능... 관광·활성화 전기 마련 기대

문체부가 그림으로 표현한 야간관광 특화 도시 개념. 문체부 제공. 
문체부가 그림으로 표현한 야간관광 특화 도시 개념. 문체부 제공. 

세종특별자치시에 '야간관광 특화' 요소를 접목해보는건 어떨까.

이는 잠재력 있는 관광 인프라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2030년 도시 완성기에 발맞춰 '핵노잼' '공실률 최고' 도시 오명을 일부 씻어낼 것이란 기대 효과를 담고 있다.

때마침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7일부터 8월 23일까지 광역·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야간관광 특화도시’ 공모를 시작했다.

사실상 첫 사업이다보니 지자체별 선점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2회에 걸쳐 세종시의 '야간관광 특화' 요소와 잠재력, 한계를 대조해보는 한편, 정부의 공모 사업과 관련한 세종시 접목 가능성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上). 세종시의 '야간관광 특화' 요소와 잠재력 그리고 한계는

하(下). 문체부·관광공사 '지자체 공모'... 세종시에 기회될까

특별 공연이 있는 날 외에는 문을 닫는 세종예술의전당. 전당도 야간관광 특화 도시의 한 요소로 고려할 부분이다. 자료사진. 
특별 공연이 있는 날 외에는 문을 닫는 세종예술의전당. 전당도 야간관광 특화 도시의 한 요소로 고려할 부분이다. 자료사진.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침체에 빠진 세종시 ‘상권’과 도약이 필요한 ‘관광산업’에 전환점을 가져올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신상용)가 올해 처음으로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대상의 ‘야간관광 특화도시’ 공모에 나서면서다.

야간관광 특화도시가 당장은 세종시에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로 다가오나 공모 사업 유형 중 ‘국제 명소형’은 세종시가 도전해볼만 대목으로 보인다.

문체부‧관광공사 공모 사업 내용 살펴보니...

문체부가 내놓은 공모 유형. 세종시는 국제 공모형에 도전해볼 수 있다. 문체부 제공. 
문체부가 내놓은 공모 유형. 세종시는 국제 공모형에 도전해볼 수 있다. 문체부 제공. 

이번 ‘야간관광 특화도시’ 공모는 오는 8월 23일까지 ‘국제명소형과 성장지원형’ 2개 유형에 걸쳐 지자체 각 1곳을 선정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야간관광으로 도시 체류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관광 소비지출 증대와 도시 브랜드 제고를 도모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야간시간은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를 의미한다.

해당 지역이 더욱 매력적인 야간(밤 여행)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대 4년 동안 관광 콘텐츠 개발부터 관광여건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다.

특화도시는 ▲콘텐츠와 경관 명소 집약 도시 ▲이동과 숙박, 식음, 치안 등의 수용태세를 갖춘 곳 ▲야간 관광활동에 제약 없는 도시로 제시됐다.

지원 유형은 ‘국제명소형(7억 원)’과 ‘성장지원형(3억 원)’으로 구분되고, 9월 초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국제명소형’은 국제적 인지도와 관광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뉴욕‧홍콩과 같은 도시처럼 세계적 수준의 야간관광 매력 도시로 성장할 비전을 가진 곳을 뜻한다. ‘성장지원형’은 모든 기초지자체(시·군)를 대상으로 한다.

결국 세종시가 두드려볼 수 있는 유형은 ‘국제명소형’.

세종시 완성기 콘셉트 중 하나가 ‘국제교류 도시’인 만큼, 당장 가진 인프라보다 미래 비전으로 승부수를 띄워볼 수 있단 얘기다.

매년 7억 원의 지방비 매칭 비용도 큰 부담은 아닌 대목으로 평가된다. 중간평가를 통해 최대 4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잘하면 국비 28억 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희망 지자체는 공모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한국관광공사(레저관광팀)에 제출하면 된다.

최종 2곳 선정 절차는 오는 9월 초까지 서면심사와 현장·발표심사, 종합심사를 거친다. 선정된 지자체는 사업별 상담을 통한 세부 실행계획 수립 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문체부 김장호 관광정책국장은 “‘야간관광 특화도시’ 사업은 저녁에 즐길 수 있는 여행문화를 만들고, 지역경제와 관광 분야 신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16개 특‧광역시와 경쟁서 우위 점할까?

세종시도 관련 사업 공모 내용을 전달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관건은 경쟁력이다. 이제 10년 차 걸음마 도시가 서울과 인천, 부산 등 대도시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공모 조건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그렇다. 당장 국제적 인지도와 관광 기반에선 취약한 면이 분명하다.

반면 세계적 수준의 야간관광 매력 도시로 성장할 비전을 가진 곳으로 본다면, 세종시도 밀리지 않는 잠재력을 갖췄다.

시 관계자는 “최근 문체부 공문으로 야간관광 공모 사업을 확인했다. 좋은 취지의 사업이고 세종시 강점도 있기에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세종시도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충분한 자원을 갖춰가고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4년간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이기에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설혹 떨어지더라도 준비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문체부가 계속 사업으로 검토 중인 만큼, 2023년 2차 공모에 재도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공실률 전국 최상위 오명을 씻어내기 위한 발버둥도 필요하다.

2021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체류 연장에 따른 지역 경제 파급 효과는 당일 여행 5만 9000원, 숙박 여행 19만 20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미래 잠재력 극대화 전략 수립해야

미국 센트럴파크 보다 넓은 300만 ㎡ 이상의 광활한 중앙녹지공간은 야간관광 특화 도시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접한 중심상업구역과 수변상권 등도 지역 경제에 연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사진. 

세종시 야간관광 잠재력은 시리즈 1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여느 도시에 밀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선정 여부는 세종시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 국립박물관부터 호수공원, 특화 녹지공원, 체육시설, 국립수목원, 금강과 전용 보행교, 국립도서관, 대통령기록관, 예술의전당, 문화재(독락정), 차없는 거리, 한국불교문화체험원,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3.5km) 등이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몰려 있다.

더욱이 위치조차 행복도시 1~6생활권 중앙에 있어 차별없는 접근성을 부여한다. 미래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디지털미디어단지(언론단지) 등도 들어설 기세다.

야간관광 활성화를 좌우하는 교통수단 편익도 괜찮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자율주행 미니 버스, 수요응답형 셔클, 도보 등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여기서 나성동 중심상권(서측)과 3생활권 수변상권(남측), 어진동 정부청사 상권(동측)으로 이동거리도 길지 않다.

현재 세종시에서 야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도 나성동 중심상권이고, 이곳은 비알티 중심도로와 맞닿아 버스 이용에 어려움이 없다.

시티투어 2층 버스가 나성동 세종예술의전당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시티투어 2층 버스가 나성동 세종예술의전당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때마침 올해 첫 도입된 2층 버스 투어 프로그램도 특화 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야경 투어는 오는 8월말까지 목~토요일 오후 7시~밤 10시까지 시범 운행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본 순환 시내버스에다 시티투어마저 상설화할 경우, 야간관광 필수 요소를 두루 갖추게 된다.

코스는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세종호수공원 1주차장~금강보행교~숲바람장미원~학나래교~나성동 도시상징광장~정부세종청사~세종컨벤션센터~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구간이다.

청주공항까지 차로 40분, KTX 오송역까지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2030년 전‧후 도시 중심부를 관통할 대전~세종 광역철도 도입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기제다.

2030년 도시 완성기까지 변화상도 주목할 요소다.

▲백화점 부지 특화 ▲나성동 미개발 상업용지에 야간관광 수요 반영 가능성 ▲보행교 인근 대관람차 도입 ▲국지도 96호선 지하화와 지상부 ‘차없는 거리’ 조성 시도 ▲국회 세종의사당 최단거리 고속도로(가람 하이패스 IC) 연결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행복청과 LH가 지난 2020년 ‘행복도시 나성동 중심상업지역 리뷰 및 기능조정 전략 수립’ 정책 연구용역을 토대로 미래 상권 활성화 전략을 추진 중인 점도 고려 사항이다.

아킬레스건으로 자리잡은 숙박 인프라 부재도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

1호 어진동 베스트웨스턴호텔(367실)이 방축천 음악분수 앞 건축물에 둥지를 틀었고, 나성동 중심상업지와 가까운 어진동 신라스테이는 2023년경 228실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호수공원 인근에는 281실 규모의 관광호텔이 오랜 지연 끝에 공사를 재개하는 모습이고, 베스트웨스턴 옆 C36 부지에도 396실 규모 호텔 건립이 계획돼 있다.

결국 정부의 4개년 지원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비전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성과를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최적지가 세종시란 점도 어필해야 한다.

야간관광 특화를 넘어 신(新) 야간경제‧관광으로

지난 3월 개통한 보행교 야경. 보행교는 수변 상권과 중앙녹지공간을 연결한다. 자료사진. 
지난 3월 개통한 보행교 야경. 보행교는 수변 상권과 중앙녹지공간을 연결한다. 자료사진. 

신(新) 야간경제‧관광은 과거 퇴폐‧유흥‧향락으로 떠올려지는 부정적 의미의 관광산업을 뜻하지 않는다. 도시민의 생활 프레임을 바꿔 고용 등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야간관광 특화 도시’ 공모에 나선 이유다.

배재대 관광축제한류대학원 등 학계에서도 일찌감치 전 세계적 ‘야간경제‧관광’ 트렌드에 주목, 국내 야간관광 특화 필요성을 어필해왔다.

실제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미국 뉴욕은 야간경제 부시장 제도를 전격 도입하기도 했고, 영국 에딘버러 밀리터리 타투와 덴마크 컬처나잇, 호주 비비드 시드니 빛축제 등은 전 세계적 야간관광 모델이 되고 있다.

국내에선 진주 남강 유등축제와 정동 야행 등이 신야간경제‧관광의 대표 행사로 통한다.

이제는 그 모델을 세종시로 옮겨올 차례다.

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한류대학원장은 “신야간경제‧관광은 부정적 의미의 밤문화를 축소하고, 건전한 성격의 관광상품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새로운 고용과 문화를 창출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와 특화를 유도하는 트렌드이나 한국은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영국과 네덜란드, 뉴욕에선 야간 부시장 제도까지 두고 지역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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