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보수후보 분열 수혜자’ 불식할 혁신과 정치력 필요

충남교육청 최초 3선 교육감이 된 김지철 교육감. 그에게 보수정권의 충남도정, 충남도의회와 협치는 물론 '중도·보수진영 분열로 얻은 승리'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2일 오후 충혼탑을 찾은 김 교육감. 충남교육청 제공.
충남교육청 최초 3선 교육감이 된 김지철 교육감. 그에게 보수정권의 충남도정, 충남도의회와 협치는 물론 '중도·보수진영 분열로 얻은 승리'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2일 오후 충혼탑을 찾은 김 교육감. 충남교육청 제공.

[안성원 기자]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6월 1일 선거에서 승리하며 충남교육청 사상 첫 ‘3선 교육감’으로 기록됐다. 

지난 2018년 17개 시·도 중 14곳을 가져간 진보교육감이 9곳으로 줄었을 만큼, 이번 선거는 진보성향 교육감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그런 점에서 충남도민이 '교육감 김지철'을 한 번 더 선택했다는 건, 교육감을 ‘진영논리’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김 교육감은 최종 28만7639표(33.79%)를 얻어 충남교육혁신포럼의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선출된 이병학 후보(23만2368표, 27.29%)를 6.5%p차이로 따돌렸다. 김 교육감은 15개 시·군에서 모두 이 후보를 앞섰다.

다만, 2018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도·보수 후보 분열이 그의 당선에 '일등 공신'이었다. 혁신포럼 단일화에 반발해 단독 출마한 조영종 후보(19만1360표, 22.48%)와 중도성향을 표방한 김영춘 후보(13만9869표, 16.43%) 표가 이병학 후보에개 갔다면 승리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교육감은 ‘보수 분열의 수혜자’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도민들이 김 교육감의 ‘미래교육 1번지 충남’ 비전에 기대를 갖고 선택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 충남지역 교원단체는 2일 김 교육감에게 축하 메시지와 함께, 다양한 교육현안을 제시하며 이전보다 적극적인 교육혁신을 주문했다. 

교원단체 ‘적극적인 미래교육 혁신’ 주문
김태흠호 도정, 국힘 다수당 도의회 협치 관건

김 교육감은 충혼탑 방명록에 '모든 아이에게 특별한 교육으로 충남 미래교육을 활짝 꽃 피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충남교육청 제공.
김 교육감은 충혼탑 방명록에 '모든 아이에게 특별한 교육으로 충남 미래교육을 활짝 꽃 피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충남교육청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는 논평을 통해 “지난 8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과감하고 강단 있게 교육혁신을 이뤄달라”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로 전면 전환 ▲학교 행정업무 교육지원청 이관 ▲수업권과 학습권 보장 ▲교원안심공제 ▲보결수업비 현실화 ▲교직원힐링센터 설립 등을 요구했다. 

충남교사노조도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해 수업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교권보호센터 확대 운영 ▲유치원·특수·영양 교사 처우 개선 ▲교원 업무 표준안 마련 ▲돌봄 전문성 강화 및 교사의 돌봄 업무 배제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는 제12대 충남도의회와 협치도 김 교육감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제11대 도의회는 42명 중 민주당이 33명을 차지해 비교적 진보성향 정책들에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진보성향 교육정책과 대척점에 서 있는 정당이다. 김 교육감은 초선 시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다수당이었던 제10대 도의회를 기억할 것이다. 그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강해 '학생인권조례' 등 대표 공약은 번번히 제동이 걸렸다.  

같은 맥락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승조 충남지사와는 후보 때부터 정책을 연대하며 3대 무상교육 시리즈 등 각종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김태흠호 충남도정과 성공적인 협업이 가능할진 미지수다. 김 교육감이 김태흠 도지사 당선자와 어떻게 교감을 형성해나갈지 주목하는 이유다. 

김 교육감은 2일 당선증을 받고 충혼탑을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모든 아이에게 특별한 교육으로 충남 미래교육을 활짝 꽃 피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다시 4년, 그가 어떤 꽃을 피워낼 지 지켜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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