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자회견장서 1인 시위… "시민 알권리"
허태정 시장, 넥슨 재단 측과 직접 협약 조율

(사)토닥토닥 김동석 이사장이 17일 오전 열린 신년기자회견 직후 퇴장하는 허태정 시장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관련된 기업 측과의 헙무협약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사)토닥토닥 김동석 이사장이 17일 오전 열린 신년기자회견 직후 퇴장하는 허태정 시장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관련된 기업 측과의 헙무협약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한지혜 기자] 정부 국정과제이기도 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과정에서 불거진 후원 기업 명칭 사용, 운영 관여 논란으로 대전시가 코너에 몰렸다. 허태정 시장은 17일 재단 측과 직접 만나 매듭을 풀 예정이다. 

사단법인 토닥토닥 김동석 이사장은 17일 오전 열린 대전시장 신년기자회견장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기부 기업인 넥슨 재단 측과 시가 맺은 업무협약 전문 공개를 요구했다.

시는 넥슨재단으로부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 447억 원 중 100억 원을 후원받기로 협의한 뒤 지난 2019년 10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서에는 병원명을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하고, 병원장 임명 시 재단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기업명 사용을 불허했고, 시는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협약 개정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 지침에 따르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치 사업자로 선정된 대상 기관은 완공 후 병원 명칭을 '○○권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김동석 이사장은 이날 “수차례 시에 명칭과 관련된 문의를 했지만 결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알고 보니 이런 협약을 했던 것”이라며 “공개된 내용들은 모두 시민들이 당연히 알아야할 내용이었지만, 시는 정보공개 요구에도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시장이 정보 심의 과정에서 결정된 비공개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점, 복지부 지침에 따라 명칭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기업에 전하겠다고 답변하자, 김 이사장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공공재활병원은 민간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 소외된 아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에서 설립하는 것이지 민간 기업에 의지하거나 적자보전을 위해 손 벌리는 병원이 아니다”라며 “아이들의 생명을 돈 문제로 얘기하지 말아달라. 시민들도 돈 100억 원에 기업에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허 시장은 “선의를 갖고 공공이 하는 일에 참여해 준 기업에 고맙다는 의미”라며 “시가 숨기고 말고 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사업이 순조롭게 가도록 하는 게 제 일이기 때문이 논의 후 결과를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한편, 시는 이날 재단 측과 만나 협약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넥슨 재단 측이 서울, 경남 등 타 지역에도 어린이병원 설립을 지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전 사례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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