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일화 논의가 ‘권력 거래’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측에 단일화 조건으로 ‘당권’을 제안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보수 통합’과 ‘반명(反明) 빅텐트’ 명분 아래 ‘권력 거래’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 파장이 일고 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 후보 측에 단일화를 하자며 전화를 많이 걸어온다”며 “대부분이 친윤계 인사”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를 하자’, ‘들어와서 당을 먹어라’는 식의 말을 한다”며 “그 전제는 늘 같다. 대통령 후보는 김문수로 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대변인은 단일화 주장에 두 가지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대선 이후 당권 구도를 염두에 둔 계산이고, 또 하나는 패배 책임을 회피하려는 알리바이 만들기라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한동훈이 대선 이후 당권을 쥘까봐 노심초사한다. 차라리 이준석이 당권을 가져가는게 낫다고 보는 것“이라며 ”대선 승패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당권이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듯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같은 날 한국방송기자클럽 TV토론회에서 단일화 접촉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는 ‘원팀 복안’ 질문에 “다 말하기는 그렇지만 여러 방면으로 접촉하고,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견해를 나누면서 결국 함께 가야될 원팀이 아니냐는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미래를 공유하는 제안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언급한 ‘미래 공유’ 제안이 사실상 당권을 포함한 ‘권력 나눔’ 제안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보수 단일화, 보수 연대가 아닌 정치적 거래를 통한 단일화를 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대선에서 지더라도 이준석이 단일화를 거부해서 졌다는 프레임을 미리 짜두려는 것 같다. 책임을 나눌 사람을 찾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한동훈 전 대표는 발끈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윤 쿠데타 세력은 과거에도 지금도 이재명이 아니라 저와 싸우고 있다. 이것이 진짜 내부총질”이라며 “제가 친윤 구태정치 청산에 앞장설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친윤 구태정치 청산 없이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고 직격했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회의에서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연일 덕담을 하면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오로지 극우 내란세력 집권연장과 윤석열 무죄 만들기가 목표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준석 후보는 “어떤 논의 방향을 가져갈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보수진영 단일화에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6·3 대선을 2주 가량 앞둔 시점에 밀실에서 이뤄지는 권력 거래 단일화 논란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