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간담회서 소통 부재, 야당의원 패싱 '설전'
알맹이 없는 간담회 평가도..향후 협치 과제

11일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박용갑, 박범계 의원, 이장우 대전시장, 박정현, 조승래, 장종태, 황정아 의원(왼쪽부터 차례대로)이 참석했다. 유솔아 기자. 

연일 대립각을 세우던 이장우 대전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이 내년도 예산 확보를 위해 만났다. 하지만 소통 부재, 야당 의원 패싱 등 설전으로 '알맹이 없는' 만남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며, 시와 지역 정치권간 협치가 여전한 과제로 남게 됐다.

11일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 이 시장과 박범계·조승래·박정현·황정아·박용갑·장종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시 간부 공무원이 참석했다. 

이번 자리는 이 시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5월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으로 만난 이후 두 번째 공식 만남이었다.

이 시장은 모두 발언에서 “시는 지금까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주요 국비사업 대부분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며 “그렇지만 일부 미반영된 사업이 있고 일부는 증액이 필요하다.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지만, 특히 예산소위에 있는 장철민 의원이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긴축재정 방침과 국세수입 감소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되지만, 지역 국회의원과 시가 힘 모아서 역량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도와주시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정현 "더 일찍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 있어"

의원들은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소통 부재 등 이장우 시장 리더십을 꼬집었다. 

박정현 시당위원장(대전 대덕)은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은 대전 발전과 시민 행복이라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예산이 수반되야 한다”며 “내실있는 국비 확보를 위해 우리가 좀 더 일찍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향후) 정례적인 정책과 예산 협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승래 "이 시장, 지역 의원과 대화 부족 사실"
장종태 "호남선 직선화 협의 안 돼 지연" 우려

 11일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대전 국회의원 조찬 간담회. 유솔아 기자. 
 11일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대전 국회의원 조찬 간담회. 유솔아 기자.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도 소통 부재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이 시장이 신규 사업에 대해서 지역 국회의원과 충분한 대화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가령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수들이 발생했다. 지하화를 계속 추진할 생각인지, 확장으로 방침을 정한건지. 지역 인프라와 관련된 부분은 정치권, 시민과 같이 토론을 통해 방향을 정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 역시 "호남선 직선화 사업에 여러 지역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때문에 내년도 예산에 10억 원 밖에 반영이 안 됐다"며 "사업비 100억 원이 반영돼 설계에 들어가야 하는데,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진도가 안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갑, 지역 현안 야당·상임위 패싱 '지적' 
이장우 "국회 16년차..시 221회 방문" 반박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시가 지난 9월 타 지역 여당 의원들과 국회에서 추진한 '무궤도 트램 시범 도입 공청회'가 야당 의원을 배제한 채 치러졌다며 쓴소리 냈다. 

박 의원은 "시장이 국민의힘이니까 그렇지만, 적어도 대전에 국토교통위 위원이 있는에 이럴 수가 있느냐"며 "당은 다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그런 것(협치 부족)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시의 현안사업 증액 요청시 상임위를 거치지 않은 점도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이 시장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 의원이 “증액이라는게 상임위를 거쳐야 예산 소위에 들어가고 그 다음에 전체 의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 상임위에 증액 요구가 담아지지 않으면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하자, 이 시장은 "예타 결정이 끝나면 (예산안에 담자고) 기재부와 상의가 된 것"이라고 맞받아졌다. 

이어 이 시장은 "제가 국회의원, 보좌관 16년을 했다. 예산은 상임위에서도 넣기도 하고, 예결위에서 넣기도 한다. 시에서 22대 의원실을 221번 방문했다. 국회 보좌관들이 당연히 의원한테 가서 보고를 해야하는 거지 시장이 직접 매일가서 보고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정현 "지역 의원, 예산 확보 기계 아냐"

이 시장이 의원실 방문 현황을 세세히 언급하는 등 설전이 이어지자, 박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런 답변은 싸우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 관계 공무원들이 (의원실에) 와서 설명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이 개별 안건에 대해서 예산을 확보하는 그런 기계들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실제로 '내년에 어떻게 가겠다'라는 시 전체 비전이나 내용이 공유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개별 예산만 가지고 얘기하려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예산 설명을 했다 안했다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모두 발언 이후 이어진 내년도 정부 예산 증액사업 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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