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국회를 목전에 두고 국비 설명회를 갖겠다는 대전시가 지역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을 참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상식 밖의 일 처리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금껏 이런 국비 설명회는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눈을 비비며 다시 살피기를 반복했지만, 사실로 확인됐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할 말을 잃는다. 대체 제정신이냐고 대전시와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 보편적 가치와 상식이 있다면 범할 수 없는 일이다.

국비 확보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야 할 지역 국회의원을 배제한 채 보좌관들을 초청해 국비 설명회를 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비롯된, 누구의 발상인지 어처구니없다. 국비 확보를 포기하겠다는 거로 비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지방 재정은 극히 취약하다. 국비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지역의 현안을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국비 확보의 최일선 선봉장이 지역 국회의원이란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국비 설명회를 한다니 대체 그 무지한 발상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건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회의원을 역임한 시장이 지휘하는 대전시가 저지른 일이라니 상식을 한참 벗어난다.

대전시가 지역 국회의원을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한 의도를 시민은 알고 있다. 국비 확보가 아쉽고 간절하긴 해도 그걸 이유로 시장과 당적이 다른 국회의원에게 조아리고 싶지 않다는 뻔한 계산을 시민이 모를 리 없다. 

이번 사안이 문제시되는 건 단순한 불통 차원을 넘어, 되지도 않을 일을 무모하게 저지르고 말겠다는 불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안전과 행복은 뒷전인 채 이념과 당색에 집중하겠다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민은 지방세뿐 아니라 국세를 내는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시민이 국가가 관리하는 국세를 한 푼이라도 더 끌어내려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을 벌여나가는 건 당연한 권리이다. 

그 중차대한 일을 벌여나가면서 국회의원을 배제한 채 국비 설명회를 하겠다는 오만불손한 태도에 시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예산 국회를 앞두고 국비를 확보하는 게 무슨 장난이고 놀이인가? 협의하고 설득해 제대로 일하게 사기를 진작시키지는 못할망정 조롱하고 무시하면 지역 국회의원이 일할 맛이 나겠는가?

예산 국회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국회의원은 빼고 보좌관만 초청해 국비 설명회를 하겠다는 대전시의 오만하고 발칙한 계획은 접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중히 사과하고 사태를 되돌리는 게 진정 시민을 위한 길이다. 후회를 가장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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