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가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과반을 얻어 선출됐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 대표에게는 줄곧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자숙하라고 했던 반면,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장동혁 의원(보령·서천)은 지지해왔다.

발언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한 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던 김 지사는 이번 전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정치적 스탠스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그동안 김 지사가 쌓아왔던 정치적 입지로 봤을 때 이미 당심은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으로 굳혀진 대세를 파악하지 못 했을리 없다는 게 합리적이다. 

특히 그는 비판에 앞서 줄곧 ‘당의 미래’를 전제해왔다는 점에서, 나름의 소신 비판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한 대표가 폭로한 나경원 의원의 ‘패트 공소 취소 청탁’에는 지난 18일 “문재인 정권 하에서 화양연화(花樣年華)의 검사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좌파와 국회에서 처절하게 싸웠다”고 밝히며 그의 보수 정체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대표 선출 직후 24일 김 지사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전후, 장 최고위원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였던 보령·서천을 장 최고에게 물려줬던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돈독하다는 게 정무 라인의 전언이다. 

“韓 충청권 정치 무시 못할 것”
김태흠·이장우 ‘연합전선’ 구축?
장동혁·강승규, 역할론 급부상 

권오철 중부대 교수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비 한에 섰던 기관장은 아마 굉장히 좌불안석일 것”이라며 “곧바로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 광역단체장 공천은 당대표의 권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이장우 대전시장은 현재 충청 정당을 이슈화하고 있고, 김 지사와는 충남과 대전의 광역 통합을 띄우고 있다”며 “현재 여러 정치적 상황에선 행정 통합은 곧 정치적 상황과 결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장 최고위원의 경우 충청권 정치 미래를 봤을 때 상당히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김 지사가 장 최고와의 관계를 더욱 깊게 설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한 대표가 모든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도 정치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한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피아 구별이 분명해졌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 지사의 정무 라인 내부에서는 크게 변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의 득표율을 미뤄봤을 때 당심 정한 뜻을 거스르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장 최고위원의 역할론 뿐 아니라 충청권 대표 친윤인 강승규 홍성·예산 국회의원의 역할론에도 무게가 실린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은 한 대표 중심이다. 친윤 세력과 친한 세력의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