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사고 의학계열 진학 설명회 개최
학원 의·치·약반 개설, 재수생 모집 대비 등
[유솔아 기자] 정부가 최근 의대정원 확대를 공식화하자, 대전지역 학교와 학원가가 들썩이고 있다. 구체적인 의대정원 확대 규모와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원과 학교는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일부 학원은 의·치·약대 진학을 위한 수업을 개설,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대전 모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는 지역 고교 최초 의학계열 진학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24일 <디트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의 한 자사고는 오는 30일 교내에서 ‘의학계열 진학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상은 의학계열(의대·치대·한의학·약대·수의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다. 해당 학교 대입진학 담당교사가 의학계열 진학 성공전략과 합격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역 고교 가운데 의학계열 입학을 특정해 입시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청 접수를 시작한 지 약 10일만에 100여 명이 접수할 정도로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최근 의대정원 확대 이슈와 맞물려 이번 설명회를 기획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학교 특성상 의대 진학률이 높은데다, 최근 (의대정원 확대)정부 발표로 학부모 문의가 많아졌다"며 "이에 올해 처음 의학계열 진학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대 진학을 장려한다는 우려와 특정 학원과 연계해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단지 학교가 의학계열 입시를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상위권은 의치약반" 의대 마케팅 '활발'
지역 입시학원들도 의대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둔산동 A대형 입시학원은 내달 말부터 예비 고1 대상 '윈터스쿨'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신과 반배치고사 성적을 고려해 수준별로 반을 편성한다. 가장 최상위권 학생을 '의·치·약반'에 배정한다.
이와 함께 의학계열 입학 예정자들로 멘토단을 꾸려 질의응답, 생활관리 등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수학원들도 바빠지긴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지난 6월 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데다, 최근 의대정원 확대 이슈로 대입을 준비하는 재수생, 대학생, 직장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둔산동 B재수종합학원 관계자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의 문의가 종종 오지만, 올해 수능이 끝난 11월 말부터 더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역 반수·재수생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성급한 정부 발표, 사교육 시장 팽창"
일각에선 정부의 성급한 발표가 사교육 시장을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정섭 대전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면서, 학생과 학부모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에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정책을 발표하는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이어 "정부는 빠른 시일 내 의대정원을 단계적으로 얼만큼, 어떻게 늘릴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의료인력 확충 필요성과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증원 규모와 방식을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