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 시절 시작한 사업, 드디어 첫 삽"
박 "인도조차 없는 2차선 다리..환영만 할 수 있나"
[김다소미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공주 ‘제2금강교’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공주 ‘제2금강교’ 건설에 환영 입장을 나타낸 반면, 박 전 수석은 아쉬움과 우려를 전했다. 두 사람은 내년 총선에서 맞대결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제2금강교를 둘러싼 엇갈린 해석은 선거 ‘전초전’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진석, 지역구 의원 역할론 강조
박수현 ‘제2금강교’ 목적·상징성 부족 지적
정 의원은 29일 제2금강교 착공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2016년 원내대표 시절, 설계비를 쪽지예산으로 반영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어 “6여년 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의 협의,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심의 등 전전긍긍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고 전했다.
특히 제2금강교 착공의 시작과 끝에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며 “현 금강교는 노후교량으로,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시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새 교량 건설을 밀어부쳤다”고 자평했다.
박 전 수석도 같은 날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제2금강교와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박 전 수석은 제2금강교가 건설 목적과 상징에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박 전 수석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그럴 수 없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있다”며 “공주시민들은 제2금강교가 ‘인도조차 없는 2차선’ 교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분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2금강교는 주거상업 지역인 강북과 낙후한 산성시장의 강남을 직결하고, 백제큰다리와 공주대교 출퇴근 교통난 해소가 목적”이라며 “경제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공주시민의 염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번듯한 4차선 대교로, 공산성과 잘 어우러진 예술품으로 건설돼 후손 만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이 됐어야 했다”며 “아무리 문화재청과 협의가 발목을 잡았다지만, 인도조차 없는 2차선 다리로 착공되고 있는 상황을 환영만 할 수 있겠나”고도 했다.
박 전 수석은 건설 비용 부담 방식도 언급했다. “행정중심복합건설청(세종)과 공주시가 총 공사비 385억 원을 반씩 부담한다. 세종시에 땅과 인구까지 떼어준 공주가 왜 비용도 절반을 부담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공주시의회 ‘제2금강교’ 축소 우려 표명
문화재청 “교량 높이와 넓이, 공산성 경관 해쳐”
제2금강교와 관련한 우려는 공주시의회도 줄곧 해온 부분이다.
임달희 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나선거구)은 지난해 8월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종전 4차선에서 왕복 2차선으로 축소 건설되는 사실을 시민들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부의장은 당시 “공주시 곳곳에 ‘제2금강교 문화재청 최종 심의 통과’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며 “세종시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제2금강대교를 어떻게 2차로로 건설할 수 있나. 자존심도 없나”라며 성토했다.
앞서 ‘제2금강교’는 2018년 사업 확정 당시 왕복 4차로 교량 방식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과 500m 이내에 위치해 세계유산영향평가에서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차선으로 축소하고 간결한 교량 디자인, 폭 최소화, 상판 높이 등 대부분의 세부적 조건이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