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의원 전원, 21일 오후 기자회견..."지난 6월 2407억 원 증액" 비판
'추경 예산' 삭감 필요성에 역행...시급한 민생 대신 '공약 이행'에 초점 맞춘 결과
'버스 무료'부터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비단강 프로젝트' 등 전반 사업 재검토 촉구

김효숙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시의원들이 이날 세종시 재정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외 수입 감소로 1000억 원 규모의 예산 삭감이 불가피한 세종특별자치시. 

미래 세종시 재정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시의회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전원(13명)은 21일 오후 1시 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재정 추이 분석 결과 시 집행부가 오는 10월 유례없는 1000억 원 규모 '감액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세종시 재정은 특성상 (아파트 거래) 취득세를 중심으로 한 지방세에 의존해왔다"며 "하지만 취득세는 2021년 3338억 원에서 2022년 2263억 원으로 급감했다. 아파트 거래 자체가 2020년 2만 5214건에서 2022년 6730건으로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지난 6월 1차 추경 당시 2407억 원 증액안을 제출해선 안 됐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최민호 시장을 위시한 집행부가 '재정난'에 아랑곳없이, 이런 상황에 대한 일언 반구도 없이 이 같은 추경안을 제출한 데 대해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의원들은 "허리띠 졸라매기가 필요한 시점에 세종시 대처는 그야말로 안이했다"며 "(상황을 알리지도 않았다면) 다가오는 8월 임시회에서 감액 추경안을 제출해야 맞았다"고 지적했다. 

8월 임시회 회기 일정은 오는 28일부터 9월 12일까지 16일로, 이 기간 행정사무감사 지적 사항 조치 결과 확인과 조례안 및 기타 안건 심의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 일동, 최 시장 향해 일침
'공약' 대신 '민생' 우선의 에산 집행 순위 변경 촉구 

이 때문에 앞으로 예산 집행의 최우선 순위에 대한 변화를 촉구했다. 공약'에 앞서 시민 체감도 높은 '민생' 예산 집행이 우선이란 주장이다. 

그러면서 최민호 시장의 대표 공약인 2025년 '버스 무료화'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공약 사업에 수천억 원을 물 쓰듯이 쓰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버스 무료화 공약 예산부터 살펴보니, 47억 8000만 원(2024년 9~12월)과 매년 253억 원 추가 지출(2025년~), 인건비·유류비 인상, 증차 등 버스 운영비(2024년부터 800억 원, 2025년부터 800억 원 초과)까지 2025년부터 1000억 원 이상 지출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급하게 서두르는 데 대한 문제 지점도 지목했다. 박람회 개최 시기는 2025년 4월 11일부터 5월 25일까지 45일간으로 구상되고 있다. 

시의원들은 "굳이 일회성 행사에 450억 원을 들여 2025년 4월 꼭 해야 할 사업인가?"라며 "최 시장은 ‘장미’ 없는 장미축제, ‘복숭아’ 없는 복숭아축제 등 작은 축제도 제대로 치루기 어려운 행정력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이런 졸속 행사로도 충분한데, 대규모 예산을 들여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섶(저고리와 두루마기 앞 겹침 부분)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행동'으로 규정했다. 

2027년 대평동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펼쳐질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준비 기간과 겹치는 상황도 고려했다.

짧은 기간 ‘국제 행사’만 두 개를 치러야 하는데, 앞으로 부담해야 할 U대회 토지매입비만 2165억 원으로 집계했다. 앞으로 매년 4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시의원 전원, 최 시장 향해 '3가지 사항' 제안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날 최 시장과 집행부를 향해 3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정확한 세수 결손 규모 파악 후 시민사회에 공개 ▲'선택과 집중'의 우선순위 예산 투입, 대규모 예산 필요한 공약 사업들의 과감히 정리(시의회에 세부 내역 제출) ▲태권도 시범단 운영과 4대 관문 조성 등 시민의 삶과 전혀 무관한 사업 배제 등이 핵심이다. 

시의원들은 "지금은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다. 세수 부족을 한 해, 두 해 넘기면 될 가벼운 사안으로 여기면 안 된다"며 "시장과 시민들 모두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다. 우리 모두 합심해서 이 난국을 슬기롭게 해결하자"고 제언했다.

한편, 민주당의 이 같은 바람과 달리, 향후 시 집행부의 예산 집행 기류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최 시장이 '버스 무료'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 '금강(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등에 역점을 두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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