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등 잇단 조문
'늑장 논란' 김 지사 "일찍 갔다고 바뀔 건 없어" 발언 논란
이범석 청주시장 뒤늦은 사과문 발표
[황재돈 기자] 20일 충북도청 신관 1층 민원실 로비에 마련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이곳에는 이날 오전부터 중앙정부와 충북지역 주요 인사,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에는 희생자 이름이 적힌 위패 14개가 놓여졌다.
시민사회단체는 분향소 밖에서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방명록에는 애절한 유가족의 글귀가 쓰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오빠, 여기는 걱정 말고 좋은 곳 가서 행복해! 함께 잘 버텨볼게..보고 싶을 거야.”
유가족 동생이 쓴 글이었다.
주요 인사들도 잇따라 조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12시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후 유가족들을 만나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들이 느낄 헤아릴 수 없는 참담함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방명록에는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음을 드린다”며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적었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이날 오전 분향소를 찾아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통을 당한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도민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명록에는 “진심으로 속죄의 마음을 담아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현장 일찍 갔다고 바뀔 건 없어" 김 지사 발언 '뭇매'
하지만 조문을 마친 뒤 언론인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김 지사는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과 관련해 “거기에 (일찍)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임시 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어떤 조치도 효력을(발휘할 수 없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오송 사고 발생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44분 첫 보고를 받았고, 당시 괴산댐 월류 현장을 들렀다가 오후 1시 20분께 오송 현장에 도착했다. 때문에 지역에선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방명록에 추모 글도 남기지 않고, 공식 사과도 밝히지 않으면서 비판이 나왔다.
이후 이 시장은 같은 날 오후 4시께 ‘시민과 유가족께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폭우로 희생된 유가족과 피해를 입은 시민께 지역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본분을 망각한 두 단체장의 무책임한 발언과 행동은 국민을 공분하게 만든다"며 "법률적인 처벌이나 책임 문제는 나중에 밝혀질 것이고, 두 단체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윤건영 충북교육감,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남기헌 충북 자치경찰위원장,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용수 충북도립대총장, 곽정철 정의당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 인사들이 잇따라 조문·헌화했다.
앞서 지난 15일 청주지역에 집중된 폭우로 미호천 제방이 무너지며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를 포함한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도청 신관 1층 민원실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는 26일까지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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