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의 100대산 도전기] 대전둘레산길12구간

소용돌이(필명)의 2023년 새해 목표 중 하나는 한 살이라도 더 나이 먹기 전에 버킷리스트인 대한민국 100대산 등반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앞으로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기약은 할 수 없지만 도전하는 데 의미를 두고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했으나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 또한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편집자 주

대전둘레산길12구간은 안영교 앞에서 시작한다.
대전둘레산길12구간은 안영교 앞에서 시작한다.
안영교에서 쟁기봉으로 가는 길은 금계국이 장관을 이룬다.
안영교에서 쟁기봉으로 가는 길은 금계국이 장관을 이룬다.

소용돌이(필명)가 대전둘레산길12구간 완주에 나선 것은 지난 4일이다. 날씨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대전둘레산길12구간은 대전둘레산길 마지막 구간으로 중구 안영동에 위치한 안영교에서 시작한다. 안영교 앞 도로변에는 대전둘레산길12구간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안내표지판을 뒤로하고 유등천변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다보면 하천변에 보호수인 왕버들나무와 노랗게 피어 있는 금계국 등 다양한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하늘 아래 유등천변 꽃밭은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맑은 날씨 덕에 천변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많았다.

안영교에서 천변을 따라 걷다보면 본격적으로 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쟁기봉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다소 경사가 있긴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쟁기봉 정상에 다다른다. 숨을 고른 뒤 쟁기봉에서 내려와 세심봉으로 향한다. 이 구간은 대전둘레산길11구간과 겹친다.

장안봉과 해철이산 사이 이정표.
장안봉과 해철이산 사이 이정표.
쟁기봉에서 바라 본 안영체육공원.
쟁기봉에서 바라 본 안영체육공원.
장안봉에서 내려와 해철이산 방향으로 대전둘레산길12구간이 이어지는 데 표시가 없어 길을 잘못 갔다.
장안봉에서 내려와 해철이산 방향으로 대전둘레산길12구간이 이어지는 데 표시가 없어 길을 잘못 갔다.

세심봉과 장안봉을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면 해철이산 방향으로 다시 오르막이 나온다. 다만 '대전둘레산길12구간'이라는 안내표시가 없어 길을 잘못 들었다. 10여분 동안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가 GPS를 확인한 뒤 다시금 해철이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철이산까지 가는 동안 안영동생활체육공원에 마련된 축구장과 남부순환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축구장에는 많은 동호인들이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운동장을 뛰고 있었고, 그 뒤 고속도로에는 어딘가로 향하는 차량들이 앞다퉈 질주하고 있었다.

해철이산을 지나면 새고개와 침산(만성산)을 거쳐 뿌리공원이 눈 앞에 다가온다. 하지만 깜짝 놀랄 일이 눈 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철이산에서 뿌리공원으로 가던 중 등산로에 세워져 있던 이정표가 부러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나무로 된 밑부분이 부러져 그대로 등산로에 놓여 있었다.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국가숲길로 지정됐음에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부러진 이정표. 샛고개에서 만성산 방향으로 가던 도중 발견한 것으로 정비와 보수가 시급하다. 
부러진 이정표. 샛고개에서 만성산 방향으로 가던 도중 발견한 것으로 정비와 보수가 시급하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뿌리공원 뒤 국궁장 부근 등산로를 통해 뿌리공원으로 내려오면 많은 시민들을 볼 수 있다. 뿌리공원 구름다리를 건너 효문화마을관리원 옆으로 이어진 등산로에 다다르면 눈에 띄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뱀의 출현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다. 표지판이 세워질 정도로 뱀들이 많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소용돌이의 눈에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고개를 넘으면 그때부터 보문산이 시작된다. 대전시민들의 쉼터인 보문산은 대전둘레산길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곳이다. 오월드 방향에서 보문산 시루봉으로 발길을 옮기면 도중에 국사봉을 거쳐야 한다. 국사봉을 거쳐 동물원 울타리 철망을 따라 까치고개에 오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루봉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효문화관리원 뒷쪽 등산로 초입에는 뱀 출현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효문화관리원 뒷쪽 등산로 초입에는 뱀 출현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뿌리공원 다리를 건너 보문산으로 이동한다.
뿌리공원 다리를 건너 보문산으로 이동한다.
장수봉에서 바라본 뿌리공원.
장수봉에서 바라본 뿌리공원.

오르막길을 힘겹게 이겨내면 드디어 보문산의 정상인 시루봉을 오른다. 시루봉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땀을 식히며 간식을 먹고 있었다. 잠시 목을 축인 뒤 야외음악당까지 한걸음에 도착했다.

대전둘레산길12구간은 다른 구간들과 마찬가지로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했다. 대전둘레산길을 걷다보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조금만 더 관리를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오전 10시 14분부터 시작된 산행은 오후 3시 12분에 마무리됐다. 사진 촬영 등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대략 5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순수 산행은 4시간 33분. 총 거리는 17.42Km.

국사봉 유적지.
국사봉 유적지.
둘레산길 안내도.
둘레산길 안내도.
대전둘레산길12구간 중에는 문화재가 포함돼 있다.
대전둘레산길12구간 중에는 문화재가 포함돼 있다.
시루봉에 있는 보문정.
시루봉에 있는 보문정.
시루봉에서 바라 본 대전시내.
시루봉에서 바라 본 대전시내.
야외음악당에서 여정을 마쳤다.
전체 등산 구간도.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