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의 100대산 도전기] 보만식계의 중간 지점

만인산에 있는 태조 태실.
만인산에 있는 태조 태실.
만인산 푸른학습원에서 태조 태실로 가다보면 대전둘레산길 3구간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
만인산 푸른학습원에서 태조 태실로 가다보면 대전둘레산길 3구간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
대전둘레산길 3구간은 만인산에서 시작해 삼괴동까지 약 12KM 구간이다.
대전둘레산길 3구간은 만인산에서 시작해 삼괴동까지 약 12KM 구간이다.
정기봉 정상에는 봉화대터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정기봉 정상에는 봉화대터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소용돌이(필명) 일행이 대전둘레산길 3구간을 오른 것은 지난 3월 1일이다. 삼일절을 맞아 산행을 결심했지만, 전날 과음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됐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집에서 3구간 시작점인 만인산 휴게소까지 이동해 준비를 마친 뒤 산행을 시작한 것은 오전 10시 50분께. 만인산 푸른학습원 입구에서 시작해 태조 태실로 올랐다. 태조 태실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묻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전시(동구)와 충남도(금산)의 경계이기도 하다. 금산군이 잘 정비해서 인지 태조 태실은 방문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변을 정리했다.

태조 태실을 뒤로 하고 3구간 코스로 이동하다보면 곧바로 오르막길이 나온다. 예상치 못한 급한 오르막길에 소용돌이 일행을 연신 숨을 헐떡였다. 전날 과음한 탓이다. 어렵게 어렵게 오른 봉우리가 정기봉이었다. 해발 580m로 대전시에선 식장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오르막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가 있었다.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어 오래전 정기봉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다. 정기봉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봉화대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안내문에 따르면 정기봉 봉화대는 한양에서 보내오는 연락을 영남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했다. 정기봉 서쪽으로 2KM 지점인 만인산 봉화대는 호남으로 봉화를 전했다. 때문에 만인산과 그 자락에 있는 정기봉은 영호남에 한양의 연락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충지였다. 그만큼 높고 중요함에도 산(山)이 아닌 봉우리(峰)라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 

정기봉에서 한숨을 돌린 뒤 3구간을 계속 걷다보면 오른쪽으로는 금산 방향이, 왼쪽으로는 동구 산내 방향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기봉에서 내려오던 중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했다. 바로 이정표가 부러져 있던 것이다. 안타까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12구간에 이어 두번째로 발견된 부러진 이정표다.

크고 작은 봉우리로 연결된 둘레산길 3구간을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걷다보니 머들령 4거리가 나왔다. 머들령 고개에는 머들령 시비가 등산객들에게 다소간의 휴식을 제공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머들령의 유래가 시비에 그대로 녹아있었다. 머들령 밑에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지난다.

부러진 이정표.
부러진 이정표.
구간 곳곳에 설치된 이정표 중 대전둘레산길이라는 문구가 지워진 곳이 여러곳 눈에 띄었다.
구간 곳곳에 설치된 이정표 중 대전둘레산길이라는 문구가 지워진 곳이 여러곳 눈에 띄었다.
등산객들의 리본.
등산객들의 리본.
머들령에는 시비(詩碑)가 마련돼 있다.
머들령에는 시비(詩碑)가 마련돼 있다.

머들령(정 훈)

요강원을 지나/머들령

옛날 이길로 원님이 내리고/등짐장사 쉬어 넘고/도적이 목 시키던 곳

분홍 두루막에 남빛 쫄띠 두르고/할아버지와 이 재를 넘었다
뻐꾸기 자꾸 울던 날/감장 개명화에/발이 부르트고/파랑 갑사댕기/손에 감고 울었더니

흘러간 서른 해/유월 하늘에 슬픔이 어린다

머들령을 지나 명지봉과 국사봉을 거치면 닭재가 나오는 데 닭재에서 곧바로 4구간을 향해 갈 수 있지만, 힘이 부치면 하산하면 된다. 닭재에서 하산해 내려오면 삼괴동 덕산마을이 나오는 데 이 곳이 3구간 종점이다. 

소용돌이 일행도 당초 계획대로 3구간만 완주하기로 해 덕산마을로 내려왔다. 보만식계를 종주하는 등산객들은 3구간에서 곧바로 4구간으로 간다. 대전둘레산길3구간은 오전 10시 50분에 시작해 오후 2시 57분에 끝냈다. 전체 12.08km를 4시간 가량 소요됐는데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 30분 걸었다.

지난 3월 1일에 이어 조만간 대전둘레산길 3구간을 다시한번 걸어볼 생각이다.

닭재에서 식장산 방향인 4구간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삼괴동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닭재에서 식장산 방향인 4구간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삼괴동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대전둘레산길3구간 12km 구간을 대략 4시간만에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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