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IN 충청-③] 아트밸리 아산 제62회 성웅이순신축제
군악의장대 페스티벌 도입 등 '이순신 콘텐츠' 강화 눈길

전국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축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부터 오래된 역사와 도시브랜드를 담은 축제까지. 대전·세종·충남의 다양한 축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충남 아산시에서 매년 이순신 장군 탄신일인 4월 28일마다 성웅 이순신 축제가 열린다.  올해 열린 제62회 축제 출정식 모습. 안성원 기자.
충남 아산시에서 매년 이순신 장군 탄신일인 4월 28일마다 성웅 이순신 축제가 열린다.  올해 열린 제62회 축제 출정식 모습. 안성원 기자.

[아산=안성원 기자] 충남 아산시는 온천 도시로 유명하다. 해마다 4월 28일 '우국충정'의 대명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정신을 기리는 성웅 이순신 축제로 도시는 더욱 뜨거워진다.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는 지난 1961년 시작한 아산시 대표 축제. 이순신 장군 탄신일(4월 28일)을 전후해 열리면서 관광객과 시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28~30일 사흘간 열린 ‘제62회 성웅 이순신 축제’ 동안 이순신종합운동장과 온양온천역광장, 곡교천 및 현충사 일원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축제는 이순신 장군 동상 친수식으로 서막을 알렸다. 친수식은 아산 현충사 우물물을 길어다 신정호 관광단지 이순신 장군 동상을 씻기는 행사다. 올해는 서울 광화문광장 장군 동상도 함께 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오로지 이순신만을 위한, 이순신의 도시다운 축제’로 이순신 정신의 정체성 강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축제 기간 내내 수군 본부의 기능을 담당한 이순신종합운동장에는 삼도수군통제사 사명기와 휘하 장수들의 깃발이 펄럭거렸다.

올해 이순신 축제에 새롭게 도입된 군악의장대 공연 모습. 아산시 제공.
올해 이순신 축제에 새롭게 도입된 군악의장대 공연 모습. 아산시 제공.

본격적인 행사는 28일 오후 아산 송악네거리에서 출정식과 함께 문을 열었다. 전문가 고증을 거친 삼도수군통제사 의복과 깃발로 무장한 기마대와 기수단 100여 명의 행렬이 이어졌다. 구경 나온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은 장관이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아트밸리 아산 군악의장 페스티벌’에 참가한 군악대와 의장대도 행렬을 뒤따르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국방부·육군·해군·공군·해병대 군악·의장대, 전통의장대, 미8군 군악대 등 약 500명에 달하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참여했다. 

이들은 축제 기간 ‘제1회 아트밸리 아산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펼쳤다. 성웅 이순신 장군의 후예들이 군악으로 장군의 정신과 위업을 계승하고 숭상한다는 콘셉트다. 축제 기간 이순신종합운동장, 현충사, 곡교천, 온양온천역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뮤지컬 '이순신'의 테마곡 ‘나를 태워라’ 공연 모습. 아산시 제공.
뮤지컬 '이순신'의 테마곡 ‘나를 태워라’ 공연 모습. 아산시 제공.

기존 프로그램도 새로 태어났다. 충무공의 백의종군 여정 중 아산을 지난 길을 복원한 ‘백의종군 길 전국걷기대회’의 경우 장군이 어머니 운구를 맞은 게바위에서 출발했다. 참가자들은 장례도 못 치르고 남행길을 떠난 장군의 슬픔을 표현한 공연을 관람한 뒤 백의종군로를 걸었다. 이어 장군 위패를 모신 현충사에 도착해 관련 문화공연을 통해 장군의 발자취를 느꼈다. 

마라톤대회도 백의종군로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코스로 탈바꿈했다. 올해는 최초로 풀코스를 도입하며 전국에서 5200여 명의 달리미들이 참가했다. 

문화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졌다. 축제 마지막 날까지 주공연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는 충무공의 정신과 위업을 선양하는 품격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 이어졌다. 

<스트릿 맨 파이터> 우승팀인 저스트절크의 ‘학익진 스트릿 댄스’를 시작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이번 성웅 이순신 축제 개막에 맞춰 창작한 이순신 찬가 ‘이순신은 말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화려한 검무 공연 ‘불멸의 기개’와 장군이 군사작전으로 이용했다는 설이 전해지는 ‘강강술래’ 등 공연은 관객들 가슴에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달했다.

제62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폐막식 모습. 아산시 제공.
제62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폐막식 모습. 아산시 제공.

이와 함께 ‘아메리카 갓 탤런트’ 결선에서 세계인의 갈채를 받은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이순신 장군의 어록인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주제로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428 합창단’ 공연은 축제 대미를 장식했다.

곡교천 일원에서는 조선시대 군사들의 복식을 입어볼 수 있는 의복 체험, 나라에 병란이나 사변이 있을 때 올리던 봉화를 재해석한 열기구 체험, 조선시대 무관복을 입고 말을 타는 특색있는 승마 체험 등 다양한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박경귀 시장은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이른 아침부터 내린 비를 맞으며 장군께서 걸었던 백의종군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걸었던 경험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축제는 아트밸리 아산이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이순신 도시로 우뚝 섰다는 확실한 신호탄이었다”고 자평했다.

+ 아산의 또다른 축제는?
외암민속가을 질풀문화제·은행나무길축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는 매년 가을 짚풀문화제가 열린다. 아산시 제공.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는 매년 가을 짚풀문화제가 열린다. 아산시 제공.

아산시 송악면에는 500년 전통의 ‘살아있는 박물관’ 외암민속마을(중요 민속자료 제236호)이 있다.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린 전통마을로, 약 80여 가구의 주민들이 지금까지 전통을 지켜오며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외암민속마을보존회가 2001년부터 이어온 전통문화제 ‘외암민소감을 짚풀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매년 가을 외암 이간 선생의 성인식부터 과거시험, 금의환향 과정과 마을에서의 환영 잔치, 결혼식, 이후 이간 선생의 관혼상제를 재현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풍물패 공연과 시작으로 조선시대 왕들이 온양온천에서 휴양하며 지역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열었던 ‘온양별시’, 관혼상제 재현행사를 비롯해 조선 이야기꾼 전기수가 들려주는 외암마을 이야기 ‘선비야사’, 마을해설사와 함께하는 마을문화재 탐방 ‘달빛유람’, 외암마을 야간조명행사 ‘문화재야행’, 돌담길과 논두렁길에서 펼쳐지는 한복패션쇼 등이 펼쳐진다. 

이밖에 초가이엉 잇기, 짚풀 공예, 가마니 짜기, 허수아비 만들기, 화톳불 체험, 추수(탈곡) 체험, 고추장 담그기, 메주 만들기, 천연 염색, 다슬기 잡기, 연엽주 빚기, 떡메치기, 강정 만들기, 다듬이 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코너도 많다. 

전국적인 가을 명소 아산시 곡교천변 은행나무길 모습. 아산시 제공.
전국적인 가을 명소 아산시 곡교천변 은행나무길 모습. 아산시 제공.

아산시내와 현충사를 잇는 곡교천변 은행나무길은 ‘전국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과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적인 가을 명소로 손꼽힌다. 

450여 그루 은행나무들과 은행나무길 옆 곡교천변을 따라 펼쳐지는 ‘코스모스 정원’이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고즈넉한 낭만을 선사하는 곳이다.

10월에서 11월 사이 은행나무길 일원에서는 ‘은행나무길 축제’가 열린다. 거리 곳곳이 공연장소로 변신해 ‘은행나무길 작은음악회’, ‘거리 피아노 콘서트’,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등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샛노란 은행잎과 오색의 코스모스와 함께 가을 정취를 선물한다. 또 플리마켓과 농산물 직거래, 사진전 등 상설 행사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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