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반대 측, 행사장 점거 등 '집단 반발'
몸싸움까지 벌이다 1시간 40분여 만에 불발

'육군사관학교 충남 이전·유치'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반대 측 집단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토론회장에 등장하자 반대세력이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육군사관학교 충남 이전·유치'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반대 측 집단 반발로 무산됐다. 행사장에선 "종북좌파, 빨갱이" 등 욕설이 난무하며 격한 대립이 이어졌다.

충남도는 15일 오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육사 충남 이전·유치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론회 시작 전부터 육사 동문회와 지역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반대 측과 육사 이전에 찬성하는 참석자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각자 ‘대통령의 약속 육사충남이전’, ‘육사 이전 꿈도 꾸지마라’ 등 손 팻말을 들고 서로의 구호를 외치며 대립했다.

육사 충남 유치 찬반세력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육사 충남 유치 찬반세력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예정된 시간에 등장하자 반대 측 함성은 더욱 커졌다.

김 지사는 마이크를 잡고 “반대의견도 듣겠다”고 했지만, 반대  측에선 "야" "나가라" 등 욕설과 고성이 빗발쳤다.

김 지사는 “육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고, 국민이 결정한다. 여러분의 의견도 듣겠다”며 “태릉이 육사 성지라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의 성지가 아닌 국민의 성지로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1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육사 충남 유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반대세력을 향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1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육사 충남 유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반대세력을 향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찬반 측 대치는 40분 남짓 이어졌다. 심지어 "종북좌파 물러가라", "빨갱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며 양 측이 충돌했다.

김 지사는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위해 자리를 떠났지만 양측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반대 측은 “충남 육사 이전 찬성론자들로만 토론회 패널이 구성된 것은 문제”라며 “찬성과 반대세력이 함께 구성된 토론회가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인사는 토론회 단상 이름표를 떼며 이를 저지하려는 인사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마이크를 사수하려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반대측 한 인사가 토론회 단상 이름표를 떼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반대측 한 인사가 토론회 단상 이름표를 떼고 있는 모습. 황재돈 기자. 

결국 찬성파와 반대파가 1시간 40분 가량 극심하게 대립한 끝에 이날 토론회는 무산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지역 한 인사는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 반대  측은 육사 동문회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지성인들”이라며 “하지만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식, 집단이기주의 모습만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방부와 성우회, 총동창회, 육사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직접 찾아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아 나아가겠다”며 “충남에 육사를 유치하는 날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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