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기자회견 통해 조직개편안 조정 '성토'

민선8기 충남도 첫 조직개편안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공무원노조와 충남인권위원회는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조직개편안 조정을 촉구했다. 황재돈 기자. 
민선8기 충남도 첫 조직개편안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공무원노조와 충남인권위원회는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조직개편안 조정을 촉구했다.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민선8기 충남도 첫 조직개편안이 민선 7기 행정부를 겨냥한 '분풀이'와 ‘어공’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충남공무원노조와 충남인권위원회는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조직개편안 조정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10월 19일자: 김태흠 표 첫 조직개편 ‘기대와 우려’ 교차>

충남공무원노조는 19일 ‘기대보다는 걱정’이라는 논평을 통해 “개편안을 보면 ‘힘센 충남’ 미래와 비전을 보여주기보다 지난 도정의 분풀이가 가득 찬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지난 2개월 간 조직개편안은 수시로 바뀌고, 심지어 조직관리위원회 심의 후에도 변경됐다”며 “내부 이해관계자 의견으로 바뀐 것인지, 지사의 리더십이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인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특히 인사부서의 기획조정실 이관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기조실장은 행안부 소속 국가직으로 길게 1년 반이면 떠나는 자리”라며 “짧은 시간 도정에 애정을 갖고 직원 전체를 아우르는 적재적소의 인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민선7기 사무관 6명이 국가직에서 도(道)로 일방 전입한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많은 공무원이)전입을 노리는 상황에서 기조실장 자리는 국가직 인사청탁 자리로 변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무기능 확대 추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변인실 신설과 정무부지사 직속으로 투자통상정책관, 공공기관유치단을 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산업안전실과 균형발전국, 농림축산국, 건설교통국, 해양수산국 5개 실국이 정무부지사 관리 하에 조직된 점도 꼬집었다.

노조는 “역사상 보기 드문 일로 지사 핵심 공약사업과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모두 정무에게 집중됐다”며 “지사는 기존 도 공직자들을 신뢰하지 않고 정무 위주의 도정을 운영하겠다는 방증”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늘공(늘 공무원)’ 힘을 빼고, ‘어공(어쩌다 공무원)’ 힘을 실어주는 느낌에 과연 지사를 믿고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할지 의문이 드는 조직개편안”이라며 “지사는 문제가 예상되는 부분은 과감히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인권위원회와 충남인권협의회도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인권증진 업무를 삭제하는 조직개편안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는 입법예고를 통해 자치행정과 업무를 자치안전실 업무로 이관하며 도민인권 증진에 관한 사항을 특별한 사유 없이 누락했고, 타 부서 업무에도 담지 않았다”며 “이는 인권 증진업무를 사실상 삭제한 것으로 심각한 우려”라고 했다.

김태흠 지사, 민선8기 첫 조직개편안 취지 설명

김태흠 충남지사가 1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황재돈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1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황재돈 기자.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대통령 면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조직개편안 취지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자치행정국 폐지’와 관련해 “자치행정국은 시군 협력관계와 도지사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취임 전부터 도지사 지원부서를 축소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획조정실이 도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한다는 입장에서 업무적인 측면에서 강화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기조실장이 행안부 소속이라 인사를 모른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치행정국을 없애면서 (인사부서를) 컨트롤타워인 기조실에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실 신설과 관련해선 “도지사는 행정가이자 정치가”라며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때 일반 공무원에게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대변인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무 쪽에 힘을 실어준다는 건 옳지 않다”며 “도지사의 정치적 생각이나 소신, 철학까지 직업공무원이 역할을 해선 안 된다. (일반 공무원이)구설수에 올라 피해를 보면 안 되는 일”이라고도 항변했다.

민선8기 충남도 첫 조직개편안 조직도. 충남도 제공.
민선8기 충남도 첫 조직개편안 조직도. 충남도 제공.

한편, 도는 지난 14일 기존 13실국 66과에서 11실국 65과로 조정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도 홈페이지에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폐지 부서는 청년공동체지원국, 미래산업국, 자치행정국 3국, 양극화대책담당관, 출산보육정책과, 사회적경제과, 혁신도시정책과, 국제통상과, 투자입지과  등이다.

반대로 균형발전국과 대변인, 개발전략과, 인구정책과, 투자통상정책관, 공공기관유치단은 신설된다. 결과적으로 2국 1과가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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