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⓵] 실국원장회의 ‘전면공개’, 월례회의 ‘특강’ 대체
업무 효율성 강조, 실국원장 권한·책임감 부여
산하기관 구조조정 ‘잡음’ 아쉬움도

김태흠 충남도정이 지난 8일 출범 100일을 맞았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도정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아직은 성과보다 과제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디트뉴스>는 민선8기 출범 100일 도정 성과와 향후 과제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김태흠 충남지사. 자료사진.
김태흠 충남지사.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민선8기 김태흠 호(號) 충남도정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만 공개했던 실국원장회의를 전면 공개했고, 지사의 메시지 전달에 그쳤던 월례회의는 특강으로 채웠다.

김 지사는 실국원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한편, 업무 효율성을 강조하며 보고라인 간소화를 주문하는 등 조직문화를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월 모두발언만 공개하던 실국원장회의를 전면 공개키로 방침을 세웠다. 민선8기 초반 도정 비전을 언론인과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방침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도정 방향을 도민에게 알리는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최근 실국원장회의 방식 변경을 지시했다. 기존 실국원장들이 돌아가며 업무보고를 하는 대신, 한 주제를 놓고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행정부지사 주재로 진행된 11일 실국원장회의에선 토론 과정을 '비공개'로 해 향후 김 지사의 방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직원월례회의도 바뀌었다. 도정 목표를 공유하고, 관련 분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부처·전문가 특강으로 대체했다. 지사 발언은 최소화했다. 그동안 월례회의는 지사 메시지 전달, 우수 직원 시상, 캠페인이나 음주운전 예방교육 등 부대행사로 진행돼 왔다.

실국원장회의와 직원월례모임 진행 방식을 바꾼 것을 두고 소통강화와 실효성을 내세운 김 지사의 스타일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국원장 회의 모습. 자료사진.
실국원장 회의 모습. 자료사진.

'능력 우선' 인사 예고..학연·지연 코드인사 논란도


김 지사는 취임 초 실국원장에게 “양(兩) 부지사는 총리이고, 실국원장 각 부처 장관이라 생각하고 도정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한편 자율성을 통한 성과를 창출하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는 또 취임 전 “능력이나 도정을 함께 가려는 의지를 보고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고, 최근 실국원장회의에선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안 된다’고만 하면 함께 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비쳐보면 김 지사의 인사(人事) 스타일은 ‘능력’을 기본 토대로 자신의 코드(code)에 맞는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취임 초 보령·서천과 공주고 출신을 대거 정무라인으로 영입하면서 학연·지연 인사라는 지적과 비판을 받았다.

산하기관 구조조정 ‘잡음’ 
성과 우선주의, 권위적 리더십 ‘호불호’ 


충청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가 지난 8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일방적인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료사진.
충청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가 지난 8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일방적인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료사진.

민선8기 출범에서 가장 큰 잡음은 ‘산하기관 구조조정’에 따른 반발이 꼽힌다. 산하기관 종사자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됐다.

산하기관 종사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의 일방적 방침을 비판했고, 일부 산하기관장들은 반기를 들기도 했다. 야당 도의원과는 ‘기관 경영평가 적정성’을 두고 논쟁도 이어졌다.

민선8기 초반 공직사회는 김 지사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김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선 굵은 발언을 쏟아 낸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

김 지사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실국원장을 비롯해 공무원노조, MZ세대와 오찬 등을 통한 소통에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공직사회에선 “생각과 다르다”, “진솔하다”는 등 긍정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도청 MZ세대 공무원과 오찬을 갖고 있는 모습. 충남도 제공.

긍정평가 속에서도 성과 우선주의와 권위적 리더십은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민선7기 민주당 지방정부의 무능을 부각시키고, 지방권력 교체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성과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김 지사 특유의 직설화법도 진솔하다는 평가와 권위주의 리더십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정희 충남공무원노조위원장은 "기존 생각과 다른 모습이었다. 직원과 소통하고, 노조와도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직원들이 일 잘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면도 있어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며 "지나친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부분은 우려"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민선8기 충남도정에 김태흠 색이 입혀지고 있는 단계로 보면 될 것”이라며 “김 지사는 도민에게 부여받은 4년 임기 동안, ‘힘센 충남’ 도정 슬로건에 걸맞게 도민들이 만족할 만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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