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시정브리핑, 산업 육성 본격 선언
주력 산업 재편, 수 천 억 예산 확보 난관

이장우 대전시장이 14일 오전 열린 시정브리핑에서 나노·반도체 분야 실증평가원 자체 설립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14일 오전 열린 시정브리핑에서 나노·반도체 분야 실증평가원 자체 설립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한지혜 기자] 대전시가 나노반도체종합기술원 유치 추진에 이어 나노·반도체 부품소재 실증평가원 설립에 나선다. 전국적으로 과열되고 있는 나노·반도체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 차원이나, 수 천 억에 이르는 예산 확보와 지속가능성 등 난관도 예상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2층에서 시정브리핑을 열고, 나노·반도체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독자적인 나노·반도체 부품소재 실증평가원 설립 구상이 그 골자다.

이 시장은 “부품 제조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제품 테스트를 국내에서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실증평가원을 구축해 평가기반을 마련하고, 출연연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로 지역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실증평가원이 설립되면 지역 중소기업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시장 진출과 기업경쟁력 제고 등에도 유리할 것”이라며 "이런 계획을 시급히 발표한 이유는 현재 전국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소재·부품 분야, 인재 양성 측면에서 대전시가 최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가 구상하는 실증평가원은 부품·소재 분야 테스트베드형이다. 국비와 시비, 기업, 출연연구원이 공동 출자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되 민간 또는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초기 필요 예산은 약 3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시장의 공약 사업인 산업용지 500만 평 조성 사업과 연계, 330만㎡ 이상 규모의 나노·반도체 산업단지를 구축해 생태계를 만들고, 나노종합기술원, ETRI, KAIST와 지역대학 등과 연계해 인력 양성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수 천 억 원대의 초기 재원 확보 문제, 기관 지속가능성 등 난관도 예상된다. 시가 나노·반도체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지역 주력사업 재편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자체 차원의 독자적 기관 설립 현실성을 묻는 <디트뉴스>의 질문에 이 시장은 “독자 설립은 가능하고, 중앙정부가 아니더라도 해야할 일은 해야 한다”며 “다만 재정 여건 상 가능한 범위에서 출발하되 중앙정부에 힘을 보태달라는 요청도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 지역 내 나노·반도체 기업 수는 447개로 전국의 약 2.67%다. 부품·소재 기업 비율이 높고, 수도권 기업과 대비해 대규모 설비투자 등이 어려운 여건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