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포용적 조직 운영·인사 원칙 제시... 조직문화 혁신 TF 가동
유한식·이춘희 전 시장 인사 제척 우려 일축... '일 중심'의 시정 인사 예고

최민호 시장이 지난 5일 시청 여민실에서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7일 전임 시장 흔적을 따라 공직사회를 줄세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마디로 포용적 조직 운영을 시사했다.

소위 ‘유한식 전 시장 관련 인사’, ‘이춘희 전 시장 시절 승승장구 공직자’들을 배제하거나 밀어내는 방식으로 조직 장악에 나서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5급 이상 팀장부터 3급 이상 실‧국장까지 10명을 대기 발령한 이장우 대전시장 행보와 대조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최 시장은 과거 악연(?)을 인연으로 되돌리기 위한 행보부터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초대 세종시장 선거부터 2014년 지방선거까지 경쟁자로 고소‧고발전까지 벌인 유한식 전 시장과 화해의 악수부터 내밀었다.

최근 새롬동에 거주 중인 유 전 시장을 찾아 덕담을 주고 받는 한편, 시청에 근무 중인 유 전 시장의 자녀(딸)와 사위에 대해선 포용적 메시지를 건넸다.

최민호 시장은 “유 전 시장님과 갈등 구도는 지지자와 참모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로 모두 털어냈다”며 “이번 만남에서 가족사를 알게됐고, (자녀와 사위에게) 맘 편히 능력껏 일하도록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춘희 전 시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에 대한 제척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관가에선 선거 직후 이 전 시장 측근 공직자들이 주요 인사에서 배제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최 시장은 상징적 조치로 김병호 대변인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표현했다. 유한식 전 시장 시절 비서관을 지내고도 이춘희 전 시장에게 중용받은 인사라면, 언론 소통의 중책을 맡길 만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바림직한 공직자 자세에 대해 환기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시장이 속한 정당을 보고 일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전임 시장이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뒷받침한 인사들은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만하고 적극 기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 비서실장은 조만간 내부 공모(비공개)로 뽑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 달 30일 인수위 마지막 브리핑에서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가 전임 심대평 지사의 비서 라인 전부를 그대로 쓴 일화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 따른다.

최 시장은 또한 지난 5일 직원과 소통의 날 행사에서 “선출직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여러분의 업무 자세가 바뀌거나 행정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공무원과 공직업무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다. 공무원의 본질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정체성 확립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장 시는 최 시장 의중에 따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직문화 혁신 특별전담조직(TF)’을 꾸리기로 했다. 취지는 직원들의 사기 증진과 조직문화 쇄신에 있다. 

채수경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5~9급 공직자, 심리상담가, 교수, 연구원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다.

최 시장이 부임 후 1주일을 보낸 7일. 향후 세종시 정기인사가 어떤 판으로 짜여질 지, 최 시장의 이 같은 인사 원칙이 실제 적용될 지 공직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1일 중앙공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풍요로운 삶, 품격있는 세종을 약속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1일 중앙공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풍요로운 삶, 품격있는 세종을 약속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여소야대 상황을 맞이한 세종시의회 구도에 따른 현실적 선택이란 시각도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임기 초 인사 강공 배경은 이 때문이란 인식이다. 실제 대전시의회는 '국힘 18석, 민주 4석', 충남도의회는 '국힘 36석, 민주 12석'으로 짜여졌다. 

세종시의회는 '민주 13석, 국힘 7석'으로 정반대 양상이다. 

한편, 이춘희 전 시장이 임명한 세종시 산하기관장에 대해선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산하기관은 세종시설관리공단(이사장 계용준)과 도시교통공사(사장 배준석), 문화재단(대표 김종률), 사회서비스원(원장 공석), 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원장 박영송), 세종로컬푸드(대표 강성규) 등 모두 6개 기관이다.

최 시장은 이들에 대해 “새 시장과 호흡‧철학‧코드를 맞춰 달라”고 당부하면서, 전문성 대신 코드 인사로 임명된 이들에겐 우회적 자진 사퇴 신호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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