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 공무원 인사엔 '포용의 리더십' 예고
산하기관장엔 다른 기류... "전문성 없는 코드 인사" 사퇴 압박
본지 확인 결과, '대부분 산하기관장' 사퇴 의사 없는 것으로 확인

최민호(좌) 시장 당선인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2번째 만남을 갖는 모습. 기사와 무관. 
최민호(좌) 시장 당선인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2번째 만남을 갖는 모습. 기사와 무관. 

[김다소미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 행보를 둘러싼 공직사회 시선이 정기 인사와 산하기관장 거취로 모아지고 있다. 

최 시장 의중은 지난 달 인수위원회 시기부터 취임 7일 차인 현재까지 서서히 수면 위에 올라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인사'와 '산하기관장 거취'를 둘러싼 기류는 다소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소위 전직 시장과 코드를 맞춘 공무원은 품어 안는 모양새이나 산하기관장에 대해선 다른 입장이 엿보이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6일 공직자 인사에 대해 “공무원들이 시장이 속한 정당을 보고 일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전임 시장이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뒷받침한 인사들은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만하고 적극 기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반면 산하기관장에 대해선 지난 달 "새 시장과 호흡‧철학‧코드를 맞춰 달라”는 당부와 함께 전문성 대신 코드 인사들에 대해선 우회적 자진 사퇴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대표적 산하기관은 세종시설관리공단(이사장 계용준)과 도시교통공사(사장 배준석), 문화재단(대표 김종률), 사회서비스원(원장 공석), 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원장 박영송), 세종로컬푸드(대표 강성규) 등 모두 6개 기관이다.

이 같은 시선에도 현재 사퇴 의사를 밝힌 산하기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의 임기는 최소 8개월에서 1년 반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본지가 일부 산하기관장들의 현재 입장을 들어봤다. 

강성규 로컬푸드 대표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로컬푸드는 출자 주식회사다. 다른 기관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고 시의 예산 지원 없이 (우리가 운영에 필요한 돈을 벌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며 “(제가) 공직에 있다가 임명된 케이스인데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번 최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이나 해석을 따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준석 도시교통공사 사장도 “이춘희 전 시장을 과거 오래 모셨지만 (저는) 코드인사가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발탁됐다”며 “관련 분야 재직기간도 길고 (세종시 뿐 아니라) 굵직한 정부사업들을 맡고 있어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며 조기 사퇴 시선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인근 대전시와 충남도의 일부 산하기관장들의 사퇴 수순이 현실화하고 있는 건 부담스런 대목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사퇴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세종시장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자리에 누구를 내정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사퇴의사를 밝힌 기관장도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민선 4대 시 정부도 새 기관장 선임 과정에서 '인사청문회' 도입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당 이춘희 전 시장에게 줄곧 제기해온 해묵은 숙제다. 전국적으로도 17개 시·도 중 세종시만 유일하게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 

최 시장 측 한 인사는 “아직 입장이 없다”고 밝히며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성 없는 코드 인사는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최민호 시 정부. 이어질 후속 조치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향후 인사청문회 없는 산하기관장 임명이 되풀이될 경우, '내로남불' '자가당착'이란 지역사회 비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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