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본 선거에 지고도 사전투표서 이겨 ‘당선’
박영순·장철민 ‘원도심 3인방 당선’ 사전투표 효과
10∼11일 높은 사전투표 민심이 승패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대전 7개 선거구를 석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전투표의 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빙 승부가 펼쳐졌던 동·중·대덕구 등 원도심 3개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신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지난 10∼11일 사전투표에 나섰던 유권자들이 몰표를 던져줬기 때문이다.

중구에 출마했던 민주당 황운하 당선인의 경우, 15일 본 선거 득표에서는 패배했지만 사전투표에서 압승하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에 나선 민심의 향배’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전 원도심 3개구 민주당 당선인들은 작게는 2800여 표에서 많게는 4000표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대전 동구에서는 민주당 장철민 후보가 6만 1345표 득표율 51.01%로 당선됐다. 통합당 현역 이장우 후보는 5만 7194표 47.56% 득표율로 낙선했다. 두 후보 간 득표 차는 4151표다.

장철민 후보가 승기를 잡은 것은 사전투표 때문이었다. 관외 사전투표 결과만 보면, 장철민 후보가 6935표를 득표해 3803표를 얻은 이장우 후보를 3132표 차로 따돌렸다. 장 후보가 앞선 4151표 중 75.5%를 사전투표에서 얻은 셈이다.

대전 중구에서 벌어진 경쟁은 더욱 절묘했다. 민주당 황운하 후보는 총 6만 6306표(득표율 50.30%)를 득표해 6만 3498표(48.17%)를 얻은 이은권 후보에 2808표 앞섰다.

황 후보 당선의 핵심 원인 역시 사전투표였다. 황 후보는 관외 사전투표에서 7325표를 얻어 4120표를 얻는 이은권 후보 보다 3205표를 더 받았다. 15일 본 투표에서는 지고 사전투표에서 이겨 최종 승자가 됐다는 뜻이다.

대덕구에서도 정도는 덜 했지만 양상은 비슷했다. 민주당 박영순 후보는 총 4만 7653표(49.39%)를 얻어 4만 4617표(46.24%) 득표에 그친 통합당 현역 정용기 후보를 3035표 차로 따돌렸다.

박 후보는 관외 사전투표에서 5015표를 얻어 정 후보(3039표)보다 1976표 앞섰다. 두 후보 간 득표차인 3035표 중 65% 이상을 사전투표에서 확보한 것이다.

16일 새벽, 민주당 대전시당 당직자가 선거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대전에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손꼽히는 서구와 유성구에서도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몰표를 던졌다.

이 지역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최종득표율은 서구갑 박병석 후보 55.58%, 서구을 박범계 후보 57.50%, 유성갑 조승래 후보 56.52%, 유성을 이상민 후보 55.85%로 집계 됐다. 그러나 이들 후보들 역시 관외 사전투표에서 통합당 후보보다 2배 안팎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전지역 민주당 전석 석권의 핵심 요인은 ‘사전 투표의 승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자 여야는 각자 다른 해석을 꺼내 놓은 바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국민의 의지”라고 평가했고, 통합당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민심의 행보”라고 제 논에 물대기를 했다.

개표함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민주당 주장이 민심에 근접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시당 관계자는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동안 내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관외 사전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승리를 직감할 수 있었다”며 “사전 투표에 나선 민심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