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역대급 역할’ 전망
조승래 “일하는 시당, 실질적 당정협의” 강조
21일 간담회 “허태정 만나, 상설협의체 제안”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조승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자료사진.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조승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자료사진.

향후 대전시 정치·행정은 충남대 86세대 선·후배 사이인 허태정-조승래 투톱 체제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21대 총선을 통해 재선고지에 오른 민주당 조승래 의원(유성갑)의 지역 역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선 의원으로서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을 맡아 ‘대전 7개 의석 석권’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고, 허태정 대전시장과 막역한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대전지역 상설 당·정협의체를 어떤 식으로든 이끌어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21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 직후, 허태정 대전시장과 만나 과거보다 질적으로 제고된 상설적 당정협의 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허 시장도 시 공직자들에게 국회의원 당선자와 당정협의를 지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며 “실무논의를 거쳐 빠르면 5월초에 당선자들과 시장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실질적 당정협의 틀을)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대전 7개 선거구 전체를 석권하면서, 민주당 소속인 허태정 대전시장과 국회의원 사이의 당·정협의가 지역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실질적 논의기구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조승래 의원은 “충북을 포함해 충청권 28명 전체 의원이 함께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며 “혁신도시법 개정을 위해 힘을 모았던 것처럼, 충청의 공동이익을 위해 협의체가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조 의원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이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지역 중진인 6선 박병석(서구갑), 5선 이상민(유성을), 3선 박범계(서구을) 의원이 지역정치 보다는 중앙무대에서 비중 있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 의원이 안방을 지키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 의원 역시 “우선은 당내 최다선인 박병석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충청권에서 5선 이상민, 3선 박범계, 박완주 의원 등이 시기는 언제라고 말할 수 없지만 중앙에서 경륜에 맞는 정치행보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조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진급 의원 3명과 재선에 성공한 조승래 의원을 제외하면, 대전 원도심 3인방인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박영순(대덕구) 당선자 등 3명의 초선급 의원들만 남기 때문이다.

오는 8월초로 시당위원장 임기가 끝나는 조 의원은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아직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도 “진전된 당정협의 틀에서 다음 시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시당이 의전조직이나 행사조직이 아닌 일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 제가 그런 모토로 일했지만, 앞으로는 더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7명 의원 모두가 가능하겠지만, 3명 중진을 고려할 때 나머지가 맡아야 할 것 같다”며 “이번에 당선된 초선의원들도 모두 그 만한 역량이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시당 관계자는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연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연임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8월 중순 전당대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민주당 시당위원장이 지역정책을 수립하는 ‘당정협의’를 주도할 수 있는데다, 2022년 지방선거 국면에 정치적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팀’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이지 않는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다선 중진의원들이 지역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일정한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려 할 것이고,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주도권도 잃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다음 시당위원장은 다선 중진의원들의 복심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초선 의원들과 중간자 역할, 허태정 대전시장과 호흡, 민주당 내부 세력 간 이해관계 조정 등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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