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수감시설 로벤섬 방문 후 ‘지방정부 외교전’
평화와 인권, 공헌과 헌신, 남북관계 특수성 강조
2022년 10월, 1000여 세계 도시정상들 ‘대전으로’

15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6회 UCLG 총회에서 ‘UCLG 이사회’가 대전을 차기대회 개최지로 최종 확정한 뒤, 허태정 대전시장(뒷줄 오른쪽 끝)과 김종천 시의회 의장이 각국 도시 정상들과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전시가 2022년 열리는 차기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유치에 성공했다. 평화와 인권을 강조한 허태정 대전시장의 감성외교와 시 대표단의 실무적 노력이 이룬 성과로 평가 받는다.

15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6회 UCLG 총회에서 ‘UCLG 이사회’는 대전을 차기대회 개최지로 최종 확정했다.

UCLG 총회는 지방정부간 상호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해 140여 나라 1000여 명의 도시정상 등이 모여 개막행사와 본회의, 워크숍, 타운홀미팅, 전시·박람회 등을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차기 총회 유치를 위해 독일 만하임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도시가 의향을 보이며 서로 경쟁했지만, 한 걸음 빨리 움직이기 시작한 대전시 쪽으로 일찌감치 대세가 기울었다.

대전시는 이번 대회에 차기 개최지 단독후보 자격으로 참여했지만,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UCLG 월드 사무국은 대전시가 단독후보인지 복수후보가 있는지 이번 총회 개최 전까지 보안을 지키며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허태정 시장이 로벤섬 방문한 까닭

허태정 시장과 대전시 대표단은 ‘차기 개최지 결정’ 자체보다 얼마나 많은 회원 도시들의 지지를 끌어내느냐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허 시장이 선택한 것은 ‘감성외교’였다. 

대전시 대표단은 남아공 첫 일정을 총회가 열리는 더반이 아닌 케이프타운부터 시작했다. 넬슨 만델라가 27년 수감생활 중 18년을 보냈던 로벤섬 감옥을 둘러본 뒤 더반으로 향한 것. 

허태정 시장이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수감됐던 케이프타운 로벤섬 감옥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허태정 시장이 지난 10일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수감됐던 케이프타운 로벤섬 감옥을 둘러보고 있다.

이후 허 시장은 더반에서 UCLG 임원진이나 회원도시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이 로벤섬을 거쳐 더반에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평화와 인권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실제로 대전시가 단독후보인지 복수후보가 있는지 보안을 지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던 에밀리아 UCLG 월드 사무총장은 허 시장이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실과 평화와 인권에 대한 의지를 읽고 매우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허 시장과 면담직후 호의적으로 바뀐 에밀리아 사무총장은 시 대표단에게 “총회 유치, 세리머니를 준비하라”고 귀띔해주고, 허 시장을 ‘평화의 나무’ 식수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당초 계획에는 없던 일이었다. 

이 밖에도 허 시장은 다른 도시 정상들과 만남에서도 로벤섬 방문사실을 소개하며 평화와 인권의지를 드러내는데 주력했고 특히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소개하며 대전 지지를 호소했다.

허태정 시장은 더반 현지에서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대전의 과학기술 역량과 스마트 도시 상징성만 가지고 세계도시 정상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총회 유치전 과정에서 ‘평화와 인권’을 바탕에 둔 도시의 지속성장이야말로 전 세계인이 가장 공감하고 있는 의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또 “특별히 로벤섬을 먼저 방문한 이유는 ‘공헌과 헌신’ 중 만델라처럼 자기희생을 감수한 헌신의 가치가 훨씬 위대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2022년 UCLG 대전 총회에 북측 도시 대표단을 초청해 남북평화에 대한 세계인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는 2022년 10월 중 4박 5일 일정으로 대전컨벤션센터(DCC)와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DICC) 일원에서 UCLG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각국 도시정상과 수행단, 관계자까지 약 5000여명이 대전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 밖에도 384억여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6억여 원의 소득 유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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