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웃고, 중구 울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본사 이전 이슈를 바라보는 대전의 관점이다. 도시 개발에 따라 원도심과 신도심이 뺏고 뺏기는 관계라지만, 크게 보면 결국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 대전시와 중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탈(脫) 대전’ 현상이다.이번 논란은 4년 전,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 잔혹사를 다시 소환한다. 대전은 울며 겨자먹기로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임업진흥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이전을 약속받았지만, 이후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이 줄줄이 대전을 떠났고, 최
21대와 22대 두 번의 총선을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에서 견고한 아성을 쌓아 올렸다. 지역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지역정당 깃발을 들고 석권한 적은 있지만, 명맥이 유지되지는 못했다.대전에서 7개 선거구를 연거푸 독식한 정당은 민주당이 처음이다. 때문에 “대전에 진보 블록이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측면에서 충청권에 중도 성향이 강한 ‘스윙보터’가 많다는 점에서 ‘진보 블록의 견고성’에 대한 이견도 만만치 않다.다만 대전의 진보 블록이 22대 총선에서
대전에서 세종과 청주를 거쳐 청주공항까지 최단 시간에 연결하는 고속광역열차가 운행될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CTX(Chungcheong Train Express) 개설이 사업 착수를 위한 기지개를 켰다. 당초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려던 이 공사는 민간 업체가 사업 주체로 나서겠다고 제안하면서 방향을 급선회한 상태다.민간기업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절차를 진행하는 민자방식이다. 대형 사회간접시설(SOC)을 재정사업으로 진행하는 것과 민자방식으로 진행하는 건 여러모로 차이가 크다.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사업 진행 속도다. 민자사업은 ‘
페이스북을 스크린 하던 중 박범계 대전 서을 22대 총선 당선인의 당선 인사를 보았다. 무심코 스크롤 하며 댓글을 확인하던 중 의외의 인물이 남긴 댓글을 확인했다. 박범계 후보와 맞붙어 선거를 치른 양홍규 국민의힘 후보였다.그는 “축하드립니다. 좋은 정치 기대됩니다 ^^^”라고 쓰고 손뼉을 치는 이모티콘까지 얹었다. 단순한 인사치레를 보일 수 있지만, 큰 울림이 찾아왔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며 축하의 글을 남긴 그의 인물 됨됨이 때문이다.21대에 이어 22대까지 2차례 연속 맞붙은 박범계-양홍규 대결은 두 번 모두 박범계 후보의 승
참사 유가족이 또다른 유가족을 만나 등을 쓰다듬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슬픔이 슬픔을 위로하고, 연대의 객체가 주체가 되는 기이한 풍경이다.가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8개의 이야기를 전했다. 세월호 희생자와 동갑내기인 청년은 부채의식을 말했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하루를 살아내는 원동력으로 연대를 꼽았다. 성직자는 ‘기억하고 행하라’는 추모 기도를, 서예가는 손글씨로 긴 동행을 약속했다.밴드는 음악의 본질인 위로와 공감을 이야기하고, 철학자는 신자유주의 국가 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평범한 한 아이의 엄마에서 교육운동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이념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자유시장과 규제 완화, 재산권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는 대한민국에서 능력주의, 경쟁주의, 성공주의로 재편되었다. 신자유주의는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게 당연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인정머리 없는 사고방식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생존권을 비롯한 인간의 기본권조차 후순위로 밀쳐낸다. 모든 가치는 돈이 결정할 뿐이다. 돈을 들인 만큼 경제적 실익이 있는가가 가치 평가의 기준이다. 신자유주의적 사고로는 안전도, 복지도, 환경의 가치도 돈보다 후순위의 가치일 뿐이다. “발생할지 안 할
민심은 옳았다. 주권자로서 제 역할에 충실했고, 무능한 정부에 본때를 보였다. 총선에서 1당을 유지한 더불어민주당은 활짝 웃었다. 단독 과반을 확보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었다. 그러면 된 건가? 그러면 이긴 거라고 할 수 있나? 온전히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선거인가?4년 전을 복기해 보자.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300석 가운데 180석을 차지했다. 당시도 단독 과반 의석이었다. 그러고도 2년 뒤 치러진 대선에서 정권을 내줬다. 가진 만큼 오만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적폐를 청산하고, 검찰을 때려잡겠다
얼마 전 아산시 신창면의 인구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청양군 인구가 3만 12명으로 곧 3만 명 아래로 내려갈 지경이란 뉴스를 접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신창면 인구 3만 명 돌파 기사가 보도되었다. 아산시 탕정면은 같은 시점에 4만 5479명의 인구가 등록돼 있어 청양군의 1.5배다. 둔포면도 2만 3552명으로 청양군 전체 인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역시 아산시인 배방읍은 무려 8만 7890명의 인구가 등록돼 있다. 배방읍은 충남 홍성군과 충북 음성군을 제외한 충청권 내 다른 군 지자체
4·10총선이 닷새 남았다. 예비후보 등록으로 출발해 치열한 공천 경쟁으로 이어졌던 숨 가빴던 각 정당과 후보들 질주도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당장 오늘(5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재외 투표는 이미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 세계 115개국(220곳)에서 치러졌다. 투표율은 62.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여야는 사전투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거를 거듭하면서 사전투표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그동안은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면 민주 진영에 유리할 거란 해석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그렇지도 않다. 2년 전
4·10 총선 D-7, 다수 여론조사 결과와 정치평론가 의견을 종합하면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야당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전에서도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의 7석 전석 석권 또는 최소한 5석 이상의 압도적 승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4일 0시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이른바 ‘깜깜이 선거’ 기간에 접어들고 5일과 6일에는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메머드급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유권자의 선택은 이미 끝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권심판론을 누그러뜨릴 만한 ‘비장의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사설] 월드스타 류현진. 그의 복귀가 한화이글스의 전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는 컸다. 그러나 괴물 투수 류현진, 그의 팀 합류가 이렇게 큰 변화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못했다. 개막 첫 주를 보낸 충청의 한화 팬들이 눈으로 목격하고 실감한 류현진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그가 단순히 개인기를 가지고 팀의 전력에 보탬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역시 스포츠는 멘탈 싸움이다. 야구는 특히 그러하다. 그동안 한화이글스가 만년 하위성적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875원, 그거는 한 뿌리 얘기하는 것”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 후보“대통령이 대파 가격 후려치자, 이번에 쪽파 1kg이 8,380원으로 올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정치권에 때아닌 ‘대파 사태’가 몰아쳤다.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발발한 대파 가격 논쟁은 윤석열 대통령이 마트에서 한 발언이 시발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파 판매대 앞에서 “나도 시장을 많이 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국회를 완전히 세종으로 이전해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어 시민들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여의도와 그 주변은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공식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세종으로 국회를 완전 이전하겠다는 것. 속내는 빤하다. 서울과 충청권 표심을 한 번에 사로잡겠다는 취지다.한 위원장은 “국회 세종 완전 이전은 ‘서울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발언을 찬찬히 뜯어보면, 국회 완전 이전 목적은 ‘여의도 정
[사설] 인구절벽, 지방소멸, 지자체 할 노릇 했다. 남은 건 정부 몫이다. 인구절벽은 그저 말로만 떠들 일이 아니다. 지방소멸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공포를 느껴야 할 대목이다. 사람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으니,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는 건 당연하다. 충청권 전역이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일부 도시 지역은 인구를 유지하거나 미미하게나마 증가하고 있지만, 농어촌 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급감하고 있다. 지역별 편차가 크다.충남의 경우 천안과 아산, 서산, 당진, 홍성 정도가 인구를 유지하거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20일 사퇴했다. 지난 14일 일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에서 나온 말이 화근이었다. 황 전 수석은 당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배석했던 언론사 보도로 알려졌다. 황 전 수석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황 전 수석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공직자가
영화가 어느정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난 뒤에 입을 열 요량이었다. 평론가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오컬트 '수작(秀作)'이라고 평하고 있는데, 굳이 초를 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14일 기준, 파묘는 영화진흥위 추산 851만명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제 좀 '딴지'를 걸어도 될 시점이라고 봤다. 개봉 초기 아무런 스포일러 없이 이 영화를 만났을 때, 일제가 민족의 혈을 끊기 위해 명산마루에 박았다는 '쇠말뚝'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에서 '뭔가 말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스쳐갔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쇠말뚝의 실체'에 대해 강렬한 취재경
4·10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었을 즈음, 대통령실 기자실 내에서는 ‘용산 50명 출마설’이 돌았다. 장·차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참모진을 대거 특정 지역에 ‘꽂을’ 거란 설(說)이었다. 풍문은 삽시간에 대통령실 바깥까지 번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흔들기”라고 일축했다. 설은 설일 뿐이었을까. 참모진이 대거 출마하긴 했지만, 꽂히진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잠시 ‘공천 트러블’을 빚긴 했지만, 불난 서천 특화시장에서 ‘절친 노트’를 찍으면서 일단락됐다.
[김도운 충북본부장] 오랜 휴면기를 마감하고 현역으로 복귀했다. 내가 회사로부터 받은 직함은 ‘충북본부장 겸 세종본부장’이다.충북지역 전반의 취재 활동을 명받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음성군이었다. 당연히 공보실부터 찾아갔다. 첫 방문, 첫 만남인데 불쾌감이 몰려왔다.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처음 대면한 해당 업무의 책임자는 시종 무표정하게 데면데면한 자세로 대화를 이어갔다. 상대의 말에 호응하거나 호의를 보이는 태도는 없었다. 무시당함이 느껴졌고, 나아가 모멸감이나 자괴감 같은 정서까지 치밀었다.더욱이 그가 내게 건넨 명함에는
조선 중기 이후 충청도 관찰사가 근무하는 감영이 있던 도시, 13도 체제 개편 이후 충남 도청이 있던 도시, 고속철도가 통과하고 역사(驛舍)가 있는 도시, 큰대자(大) 형 고속도로가 사방으로 뚫려있고 7개의 나들목이 설치된 도시, 오랜 전통을 가진 국립 종합대학이 있는 도시, 충남의 정중앙에 자리 잡은 가장 넓은 면적의 도시. 한때 충남 최고의 도시였던 공주는 현재도 나무랄 데 없는 인프라를 갖춘 도시지만,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쇠락하고 있다.속절없이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공주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심정
4·10 총선이 한 달 남았다. 각 정당 공천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음 주부터는 본 선거운동(3월 28일~4월 9일)을 대비한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자뿐만 아니라, 여야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위해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 것이다.그들은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에 걸맞은 정책 공약을 내놓고, 상대 후보(정당)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울 것이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긴 사천(私薦) 논란을 잠재우는 일이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번 총선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