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아남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 공동대표
"기본소득, 사회적 약자와 불평등 줄이는 대안"

10일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한다. 40여 명의 세종시민이 뜻을 모아 첫발을 내딛는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마을 활동가인 박아남 북부권쓰레기소각장반대 공동위원장에게 기본소득 세종네트워크의 공동 대표라는 직함이 하나 더 생겼다. 박아남 공동대표는 “수면 아래 있는 시민 의식을 깨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가 세종시에서 꿈꾸는 기본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실현 가능할지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10일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박아남 공동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사진=권예진 기자
10일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박아남 공동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사진=권예진 기자

경남 마산이 고향인 박아남 대표가 세종으로 거주지를 옮긴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타지에서 이주해 온 이들이 대체로 신도시 지역을 선택한 것과 달리 박 대표는 읍면 지역에 터를 잡았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농촌사회의 분위기를 가까이 느끼고 싶었고, 도시가 주는 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택한 곳이 조치원인데 신도시가 아닌 조치원을 택한 게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세종에 거주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공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세종이 국통균형발전을 위해 계획된 도시임에도 읍면지역에 살다보니 지역적인 차별이나 정서적, 행정적인 불평등을 주민으로써 체감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바꾸고 싶어서 계속 행동하다보니 마을교육활동, 학부모회장, 아파트입주자 회장을 맡게 됐다. 기본소득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된 것도 '갑자기 기본소득 해야겠다'가 아니라 세종에 정주하면서부터 기본소득의 개념인 보편성, 개별성, 평등과 공정에 대한 개념을 익히다 보니 내 가치관과 다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오래전부터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다.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오래동안 해왔던 그는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보면서 이에 대한 해답에 대해서 늘 고민했다.

그는 “교육봉사를 나가면 다문화 가정 아이들 중 가정 내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닌 사각지대 아이들을 너무나도 많이 봤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어떨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6월 26일 진행된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 창립총회. /사진=박아남 공동대표 SNS
지난 6월 26일 진행된 기본소득세종네트워크 창립총회. /사진=박아남 공동대표 SNS

기본소득네트워크의 가장 큰 목적은 ‘좋은 삶’이다. 기본소득을 통해 사람들이 더 적게 일하는 대신 비물질이나 자연과 가까운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하는거다. 개발과 성장을 향하는 삶이 아닌  '삶 그 자체'를 가꾸고 돌아보자는 의미다.

박 대표는 “나 하나, 우리 가족 하나만 잘 산다고 해서 행복한 세상이 되진 않는다. 기본소득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그사람들의 삶이나 일상이 나아지기 위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이라는 곳은 기본소득을 실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 본다"며  "아이들이 많은 도시인 만큼 교육모델로 세울만한 학교도 많다. 이런 학교 속에서 학생들이 기본소득을 통한 소비생활을 배운다면 그게 진짜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인터뷰 마지막, 박 대표는 “우리는 이제 성장만 쫓고, 개인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 시작을 기본소득을 통해 세종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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