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 방진영·강형석 선대위원장 맡으며 전면에
조국혁신당 황운하, 문수연 지원하며 ‘3파전’
시의원 선거지만 사실상 ‘진영대결 양상’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전 대전시장(왼쪽)과 국민의힘 소속 이상민 전 국회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태정 전 대전시장(왼쪽)과 국민의힘 소속 이상민 전 국회의원. 자료사진.

내달 2일 치러지는 대전시의원 유성 제2선거구 보궐선거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이상민 전 국회의원 간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유성구에 정치적 기반을 둔 허태정·이상민 두 대전 유력정치인은 방진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강형석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적 후견인을 자처하며 보궐선거 전면에 나섰다. 조국혁신당에서는 황운하 시당위원장이 지원하는 문수연 후보가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대전 유성구 온천1·2동과 노은1동을 포함하는 유성 제2선거구는 민주당 강세가 예상되는 지역이지만, 민주당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서 故송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황현 국민의힘 후보에 단 165표, 0.45%p 차이로 어렵게 승리했다.

대통령 탄핵국면, 찬반 지지층 결집이 이뤄진 상태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역대 재보선과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함이 예상된다.

민주당 지지율, 탄핵 찬성여론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지만, 선거운동 기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재명 대표 선거법재판 2심 선고 등이 이뤄져 민심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허태정·이상민 두 선대위원장 역시 이와 같은 민심을 고려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일 허태정 선대위원장은 방진영 후보와 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방 후보가) 보궐선거라 망설일 수도 있었지만 탄핵 정국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윤석열 내란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전시의원 유성2지역구 보궐선거 후보들이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일제히 출정식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위에서부터 방진영, 강형석, 문수연 후보 출정식 모습. 각 후보 캠프제공. 
대전시의원 유성2지역구 보궐선거 후보들이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일제히 출정식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위에서부터 방진영, 강형석, 문수연 후보 출정식 모습. 각 후보 캠프제공. 

이상민 선대위원장은 이재명 심판을 내세웠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은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몸 조심하라고 허장허세를 부리지만 낯빛이 좋지 않다. 초조하고 불안할 것이다. 원래 죄지은 사람이 불행하다”며 “이재명 대표를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강형석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예한 진영대결이 펼쳐지면서 조국혁신당 선전 여부도 변수로 작용한다. 민주진보진영 지지표가 분산될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반사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은 중앙당 원내대표이자 대전시당위원장인 황운하 의원이 문수연 후보 지원에 나섰다.

황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남대 정문 앞에서 열린 문 후보 출정식에 참여해 “시의회 낡은 기득권 정치를 깨고 시민 중심 혁신정치를 실현할 적임자로, 단단한 바위를 깨고 진정 시민 삶을 변화시키는 참신한 일꾼이 될 것”이라며 문수연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유성 제2선거구 보궐선거는 각 후보 당락뿐 아니라 후견인을 자처한 허태정·이상민 두 유력 정치인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사람은 제7회 지방선거에 앞서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 경선 경쟁을 벌였으며, 당시 허태정 후보가 승리하면서 본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유성을'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지만, 중앙당 전략공천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정치적 선택은 달랐다. 이상민 위원장은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전시당을 이끌며 윤석열 탄핵반대와 이재명 심판을 외치고 있지만, 허태정 위원장은 불출마 선언 후 당에 남아 더민주혁신회의 등 민주당 외곽조직을 이끌며 탄핵진영의 전면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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