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가로림만을 건강한 생태 보고로 보존하는 걸 골자로 하는 큰 그림을 내놨다. 개발 지향적 접근 방법을 떨쳐내고 보존을 통해 후대에 물려줄 유산으로 가치를 부여했다. 적극 환영한다.

도는 당초 구상한 국가해양생태공원 지정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임을 천명한 가운데 그 방법으로 개발이 아닌 보존을 제시했다. 지난여름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 통과에 실패한 후 장고 끝에 내놓은 대안이다.

도가 국가해양생태공원 지정을 위한 재도전을 준비하면서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체계적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의 두 가지 기본 방향을 마련한 것도 타당하다. 물론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 

우리는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가로림만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가로림만을 비롯한 서해 갯벌 지역은 세계적 생태학자가 모두 인정하는 지구 생태의 보물 같은 존재다. 세계 5대 갯벌 중 한 곳이란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한번 손을 대면 자연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전할 때 가장 가치가 있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유용하다.

충남도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선도적으로 역간척 사업을 비롯한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로림만 보전을 위한 방향 설정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양 생태계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인근 오염원을 차단해 오염도를 저감하는 데 최우선의 방점을 찍은 건 도의 강력한 보전 의지를 드러낸다. 가로림만 보전센터 건립 또한 보전을 우선시하는 의지의 발로다.

물리적 보전에 그치지 않고 가로림만 아카데미를 개설해 지속적인 환경교육을 이어가는 구상을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보전하려면 대중에개 보전의 필요성을 깨쳐주고, 의지를 다지게 하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해양생태공원 지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건 서운할 수 있지만, 확보된 시간만큼 재도약을 통해 더 현실적이고 합당한 방안을 찾는다면 오히려 실익이 커질 수 있다.

생태와 환경의 문제는 서두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서두르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충분히 연구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타당성 재조사 탈락 후 최근 4개월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간척지를 만들어 농토를 만들고 자랑삼던 건 이미 40~50년 전의 개발 논리다. 썩어가는 삽교호, 부남호, 간월호가 알려준 생태 보존의 중요성 교훈을 잊으면 안 된다. 이제껏 기후 위기라는 환경의 재앙을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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