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의회 조덕연 의원(국민의힘·다선거구)이 지난 26일 제5차 본회의에서 제안한 ‘백마강 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공익감사 청구의 건’이 국민의힘 전원 찬성(과반수)으로 가결됐다.
조 의원은 안건 제안 당시 ‘여러 의혹에 제보를 받았다’고 전제했다. 상급기관인 감사원에 의뢰해 공사의 적합성 등 시시비비를 따져보겠다는 의도다. 또 골프협회 측으로부터 공익감사를 공식 촉구받았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의 이 같은 결정에 지역 사회에서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평가가 따른다.
특정감사와 전문가 자문 등 여러 자체 권한이 있음에도, 고유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상급 기관 감사를 요청했다는 점, 집행부와 시공사 측의 소명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다.
골프협회도 공익감사를 찬성한다는 공식적인 회의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군의회 감사’에 한계를 느껴 상급기관에 의뢰한다고 주장했지만, 의회가 파크골프장 감사를 진행한 건 지난 6월 진행된 행정사무감사가 유일하다.
‘공무원 태도 불성실’ 지적, 감사 의뢰의 진짜 목적은?
안건 상정은 의원이, 토론 답변은 의장이..‘엉성’
조 의원은 안건 상정 제안에서 “행감 활동을 하며 다소 어려움과 황당함을 느끼면서 지방의회 한계성도 알게됐다. 집행부에서 자료를 요청하면 자료를 제대로 주지 않고 축소 또는 늦게 주며 설명도 안해주는 불성실한 행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연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담당 실과에 자료를 요청하니 처음에는 설계 도면이 비밀문서라며 한 두장 가져왔고, 이후 시방서와 공사설계도면, 과업지시서를 받았으나 (담당 공무원이) 자세한 설명도 없이 놓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가와 직접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설계 내용이 시공내용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부실시공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전문가 자격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건축직 공무원이 파크골프장 사업을 감독하고 설계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후 노승호 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우리는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끼리도 충분한 개선을 요구하거나 어떤 혐의점을 정확하게 발견하지 못했다”며 토론을 요청했다. 하지만 안건 제안자인 조 의원은 토론을 거부하고 김영춘 의장이 이를 대신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집행부·시공사 “오히려 협회 측 의견 반영한 것”
시공사, 오히려 손해 커..공기연장 6개월
조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공사 후 설계도면을 맞추는 식으로 계획고(미리 하기로 한 양적 목표)대로 공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벙커와 수목이식 관련 제기 된 문제를 협회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
쉽게 말해, 계획고 대로 하지 않은 공사는 사업비가 많이 남을 수 밖에 없는데, 남은 사업비를 부정하게 사용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인 셈이다. 하지만 집행부와 시공사는 오히려 협회 측의 요구 조건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집행부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협회 측 요청에 따라 기존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계획고대로 미시공했다. 절감한 사업비는 누락됐던 잔디 굴취대 등 타공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조 의원이 제기한 벙커와 수목이식 관련, 약 39주가 도면에 없어 설계내역과 불일치 하다는 지적에는 “경기장 내 수목 중 경기에 방해되지 않는 수목은 이설하지 말아달라는 협회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을 맡은 태안 소재 A 업체 관계자는 “협회 소속 여러 임원들이 계획에도 없던 다양한 요구를 해왔다. 회사는 공기를 6개월 가량 추가 연장하며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며 “모든 설계 변경은 협회의 요구대로 부여군의 감독하에 이뤄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백마강 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은 기존 36홀을 국제경기가 가능한 공인 54홀로 확장하는 리뉴얼 공사다. 총 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