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당진어시장 완전 침수
탑동초·정보고도 물에 잠겨..당진천 범람 직전

당진시장이 18일 오전 침수됐다. 1998년 대형 물난리 이후 26년 만이다. 자료사진. 
당진시장이 18일 오전 침수됐다. 1998년 대형 물난리 이후 26년 만이다. 자료사진. 

 

 

[한남희·김다소미 기자]  17일 밤부터 충남 북부권에 집중해 내린 비로 18일 오전 당진어시장이 침수됐다. 오후 4시 기준, 물은 모두 빠졌지만 상인들은 뒷수습에 여념이 없었다.

당진시 직원도 시장으로 급파돼 복구를 도우며 힘을 보탰다. 오후 3시가 넘어서 비는 소강상태로 접어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지만, 빗줄기는 아침 보다 확실히 약해졌다.

20여 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는 A 씨는 “아침에 가게 문 열고 장사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물이 파도 치듯이 밀려들어왔다. 문을 닫고 내다보니 쓰나미처럼 첨벙거리며 사방에서 물이 들어오더라”고 말했다.

당진시장 인근 당진천 모습. 18일 오후 3시 이후 물은 완전히 빠졌지만 범람 직전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당진시장 인근 당진천 모습. 18일 오후 3시 이후 물은 완전히 빠졌지만 범람 직전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1998년 당진에서 기록된 최대 물난리가 난 후 어시장이 잠긴 건 26년 만이다. 당시 여름철 이틀간 349㎜의 기록적 폭우로 당진 전역에 물난리가 일었다.

당진천 제방이 붕괴해 시내가 완전 침수됐고, 산사태 등으로 7명이 사망, 932억 원의 재산 피해를 기록했다.

어시장이 당진천 인근에 위치해 있고, 저지대인 탓에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상인들은 “손 쓸 틈없이 들어오는 물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90년대부터 이곳에서 수산물 장사를 했다는 상인 B 씨도 “물이 치고 들어오는데 수족관 냉각기 모터가 잠겼다. 전기도 바로 차단되면서 조개가 다 죽었다”고 토로했다.

한창 공사중이었던 탑동초등학교 운동장은 온갖 자재와 건설 장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김다소미 기자. 
한창 공사중이었던 탑동초등학교 운동장은 온갖 자재와 건설 장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김다소미 기자. 

B씨는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며 “물이 여기까지 차올랐다. 띵동 하면서 재난문자는 계속 왔지만 볼 틈이 어딨나. 물 퍼내기 바빴다”며 “의자며 도마며 칼이며 안 떠내려간 게 없다. 간신히 주워와 정리해논 것”이라고 회상했다.

물이 모두 빠졌지만 시장 지하는 장비를 이용해 물을 퍼올렸고, 급파된 시청 직원들은 출근복 그대로 상인을 도와 진흙을 정리했다.

시장과 함께 큰 침수피해를 입은 당진정보고등학교와 탑동초등학교도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탑동초는 운동장 공사로 갖가지 장비와 자재가 나뒹굴었다.

한편 이날 당진은 3일 간 누적 강수량 21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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