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 25년, 정치인 20년..18~21대 국회의원 역임

4선 중진 이명수 국회의원이 29일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을 떠난다. 디트뉴스는 16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이 의원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황재돈 기자.
4선 중진 이명수 국회의원이 29일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을 떠난다. 디트뉴스는 16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이 의원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16년간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아산시민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어려움과 즐거움을 시민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4선 중진 이명수 국회의원(국민의힘·충남아산갑)이 29일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을 떠난다. 지난 2008년 가슴에 금배지를 단지 16년 만이다. 

이 의원은 1978년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하며 금산군수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내무부 기획관리실 행정관,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공직기간은 25년. 행정가 출신인 그가 정치권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4년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퇴직하면서 부터다. 

그해 자유민주연합 공천을 받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시 열린우리당 복기왕 후보에게 패배했다. 2005년 복 의원이 낙마로 치러진 재보선에선 이중당적 문제로 출마를 접었다. 국회 입성은 다시 한번 미뤄졌다. 

이듬해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창당한 국민중심당 후보로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했지만,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에 패했다.

두 번의 고배가 마지막이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국민중심당) 소속으로 아산갑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까지 4년이 걸렸다. 이후 19~21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하며 4선 중진의원으로 거듭났다.

16년간 거친 상임위는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이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했다. 

22대 총선 출마로 5선 국회의원을 노렸지만, 선당후사 이유를 들어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디트뉴스>는 16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이 의원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다음은 이 의원과 일문일답


디트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명수 의원 모습. 황재돈 기자.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29일 마무리된다. 소회를 말해달라

먼저 국회 의정활동을 연속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아산시민께 큰 은혜를 입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 번 더 출마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국회에서 할 일을 다 못했다는 부분이 아쉽다. 큰 틀에서 보면 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국회의원 이명수를 평가한다면

개인적 소신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민과 공감하고 동행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지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여의도 국회까지 출근했다. 수행비서 없이 가방을 메고, 평상시 국회의원 배지 없이 국회를 출입하는 유일한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과 상임위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드높이는 소명으로 시작해 경제위기와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아젠다, 의원외교와 남북문제, 통일·외교·안보와 같은 국익을 향한 사명을 다했다.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 보건복지 체계 혁신, 코로나와 같은 국민건강 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 

또한 국가보훈부 승격과 해양수산부 분리독립, 행정혁신과 지방자치 발전 등에도 열정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소외된 국민을 위해 ‘희귀질환자지원법’ 등으로 대표되는 입법 활동으로 국회 의정 사상 처음 9번 연속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모두 시민 지지와 성원 덕분이다.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일은 무엇인가

충남도 근무 당시 희귀질환자 어린이를 공모 받아 치료해주는 사업이 있었다. 당시 하반신 장애를 가진 공주지역 한 여학생을 선발해 미국 병원에서 치료토록 도왔다. 몇 달 뒤 귀국에선 본인 스스로 걸어서 들어왔다. 이는 우수 정책 사례로 이슈를 끌었다.

이 사회에는 수많은 장애인이 존재한다. 이들은 정부 기관이 도와주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약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에서 충남 선진 정책 사례를 확장시키고자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며 ‘희귀질환자 지원법’을 통과시켰다. 전국에서 난치병을 가진 환자와 가족이 제 방에 몰려와 눈물을 흘렸던 모습이 생생하다. 이게 국회의원의 힘이구나 싶었고, 보람을 느꼈다. 현재는 질병관리청 희귀질환지원과가 생겼고, 체계적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또 하나는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10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 기능직 제도를 없앤 점이다. 이들은 일반직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많이 받아왔다. 

이명수가 아산에 이룬 것은

최근 아산 최초 고속도로인 천안-아산고속도로와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 장항선 복선전철화, 서해선 철도 건설 등은 아산을 국토 중서부권 산업 거점으로 도약시킨 프로젝트다. 사회기반시설 인프라 확충과 함께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 입지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성과는 일류 기업도시 아산을 향한 도약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경찰병원분원과 아산세무서, 육아종합지원센터, 배미지역 제2하수종말처리장 확충, 모종중학교와 아산충무고 신설, 각급학교 체육관과 잔디운동장 등 보건·사회·교육·문화 분야에서 살기 좋은 아산을 만들어 시민 성원에 보답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남을 것 같은데

제 부족함으로 못 이룬 민원과 숙원들이 가슴에 적잖이 남아있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법제도나 예산 등 이유로 만족드리지 못한 일들은 제 반성과 사죄로 돌려주시길 바란다.

무엇보다 세종대왕 온양행궁 조성과 국제적 첨단산업 입지를 위한 삼성공단 확장 문제, 인주지역 민간투자 항만 유치와 건설, 아산온천 시유지 새공원 조성 등 과제가 많다.  

행정가 출신으로 충남지사 후보군 1순위로 꼽히곤 했다. 못다 이룬 꿈 아닌가

충남도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10년을 넘게 근무했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를 모시면서 행정을 배웠다. 당시 심 지사는 전국 시·도평가에서 가장 앞서가는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받은 분이다. 심 지사에게 행정을 잘 배웠다고 생각했고, 기회가 되면 꽃피우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도지사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당내 정치구도 역학상 출마를 접었다.

22대 총선에서 충남지역 중 아산갑 선거구만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중앙당에 ‘공정 경선’을 촉구했다. 불출마를 결심한 배경과 연관있나. 

박근혜 정부 시절 해수부 장관을 지낸 김영석 전 장관이 제 지역구인 아산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공천관리위원을 만나 경선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양보를 요구받았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생각하며 선당후사 정신으로 불출마를 결심했다.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과 재표결을 어떻게 바라보나

해병대원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생긴 형국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대한의 예우와 보상, 유족 위로, 재발방지책을 조속히 세웠어야 했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시기 국정 최대 이슈로 놓고 여야가 다투고 있는 상황은 국민 한사람으로서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국회는 국민이 원하는 민생을 두고 다퉈야 한다. 소모적인 정쟁을 멈춰야 한다.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가 정체성과 역사문제에 관심을 갖는 의원이 많지 않다. 대한민국 태극기 8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미국 경우 공공기관은 미국에서 만든 깃발을 내걸도록 하고 있다. 

애국가를 보자. 동해물과 백두산이 담겼지만, 전 세계 중요 자료에는 일본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백두산은 중국에서 장백산으로 불린다. 또한 애국가 작가가 누군인지 결론도 못내고 있다. 작곡가인 안익태는 친일파로 분류돼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무궁화를 국화로 정한 대통령 훈령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체계적으로 재배되는 곳 하나 없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역사에 관심을 갖는 의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2004년 고향 아산으로 돌아와 정치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20년만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아산시민이자 국민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아산과 충청, 대한민국을 향한 일념으로 일해왔다. 비록 정치인으로서 사명은 내려놓지만 공직과 국회 경륜을 바탕으로 아산 발전과 나아가 충청,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변함없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다시 한번 시민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한분 한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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