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서세종역(세종 공주역)’공약, 어떤 의미?
해묵은 '세종 VS 충북' 대결구도 ‘이제 그만’
이낙연 제 역할 했는지, 지금이라도 해명해야

코레일 본사 앞을 지나는 KTX. /코레일 제공
코레일 본사 앞을 지나는 KTX. /코레일 제공

KTX 세종역 신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행정수도 건설이라는 명분하에 세종역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세종시, 오송역 하나면 충분하다는 충북도의 팽팽한 신경전을 볼 때마다 답답한 심정이 앞선다.

각자의 주장은 나름 타당성이 있다.

총리실을 비롯, 11개 정부부처가 입주한데다 국회 세종의사당까지 들어서는 세종시 입장에서 교통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광역지자체중 유일하게 고속열차가 없는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반면, 청주국제공항에 더해 오송역까지 보유한 충북도와 KTX공주역을 보유한 충남도는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인 오송역과 공주역 중간 지점에 세종역 신설은 ‘저속철을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세종시는 이용객이 줄어 사실상 ‘실패작’인 공주역 정차 횟수를 줄이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KTX 세종역 신설은 중요한 쟁점이 됐다.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김종민 의원 공약에 관심이 쏠렸다.

김 당선자는 ‘세종·공주역 신설’을 공약으로 택했다.

강도는 다소 약하지만 세종역 신설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춤남도를 끌어안고, 세종역 신설을 격하게 반대한 충북도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천안아산역에서 오송역을 거치는 기존 호남선 노선 대신 천안아산역에서 세종까지 직선 노선을 새로 깔고 세종역을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방안은 21개 금배지를 보유한 호남권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해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시절이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춘희 세종시장이 KTX 세종역 신설 추진을 발표했고, 충북도 반발이 극에 달했다.

당시 호남권 의원들은 “이참에 오송을 거치지 말고 천안 아산역에서 공주역을 잇는 직선노선을 만들어야 한다”며 총리실을 압박했다.  오송역조차 번잡하다는 얘기다.

당시 이낙연 총리는 고속전용 철로인 KTX세종역 신설 대신 정부세종청사와 경부선 국철을 잇는 ‘ITX 세종역’ 신설을 귀띔했고, 이춘희 시장은 이 같은 방안을 인정했다.

호남출신 총리가 호남권 의원들의 압박(?)에 사실상 손을 들어 준 모양새였다. 대신 오송역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국철을 이용해 세종에서 서울까지 1시간 20분대로 주파가 가능한 ‘고속 새마을호’ 운행이라는 방안을 세종시에 던져 준 셈이다.

호남선을 이용한 세종역 대신 천안아산역과 공주역 직선화, 그리고 중간지점에 가칭 ‘KTX 서세종역’을 주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이후 “세종역 신설은 타당성이 없다”는 국토부 발표에 KTX는 쟁점에서 멀어졌다.

2년 여전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역 신설, 그리고 용산과 영등포~수원~천안~대전을 운행하는 KTX 열차를 조치원에 정차시킨다는 투트랙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서울과 용산발 KTX, 그리고 수서발 SRT가 만나는 지점에서 오송역까지 고속철로 복복선 사업이 추진되면서 조치원역 정차는 무산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이낙연 총리 시절로 돌아가 보자.

이 총리 머릿 속에 세종역은 없었다. 세종과 충북이 팽팽하게 맞섰던 그 시간, 총리실에 몰려간 호남권 의원들의 목소리만 들렸을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 허위라면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면 된다.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회의를 주재할 권한이 있는 국무총리로서 조정자 역할을 충분히 했는지. 행여 수도권과 호남권 의원들에 기대어 국토부발 ‘세종역 불가’라는 결론에 일조하지는 않았는지.

민주당을 탈당해 호남권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치욕(?)은 접어두자. 세종과 충북, 그리고 충남까지 소모적 논쟁이 거듭되고 있는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한 입장과 소신은 무엇이었는지, 지금이라도 말해야 한다.

▲KTX 세종역은?

세종시 금남면 발산·용포리 일대 20만6000㎡. 충북 청주 오송역과 충남 공주역에서 정확히 22㎞ 떨어져 있는 중간 지점이다. 후보지는 호남선 고속철도 장재터널과 영곡터널 사이 길이 680m, 높이 5~10m 다리 위에 위치해 있다. 간선 급행버스로 세종시청까지 5분, 정부세종청사까지 10분 남짓 걸린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