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지역 국회의원 초청 행사 자리서 국비 사업 놓고 ‘설전’
[류재민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논산·계룡·금산)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언성을 높이며 얼굴을 붉혔다.
표면상으로는 김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배정된 국비 사업이 타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내심 내년 총선을 의식한 발언이 다분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김 지사께서 지난해 당선되고 나서 정책설명회를 할 때마다 (제가) 몇 번 말했는데, 정부 예산 확보 42건 중에 논산·계룡·금산은 딱 3건”이라며 “그나마 신규사업은 1건이다. 나머지 2건은 매년 추진하던 사업이다. 균형발전이란 개념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충남도가 이날 의원들에게 제출한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 사업에 따르면 논산과 금산, 계룡과 관련한 건 논산의 K-헤리티지 밸리 조성사업(논산)과 연무~양촌 국지도(68호) 건설, 금산의 행정~읍내 국지도(68호) 건설이었다.
김 의원은 “천안과 아산 중심으로, 서해안 중심으로, 내포 중심으로 갈 거라면, 그래서 도에서 신경 쓰지 않는 지역으로 방치한다면, 논계금은 대전과 통합시키는 게 낫다”고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어 충남도가 지난 2월 금산에 개소한 남부출장소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출장소에 가보면 조그만 책상 몇 개 갖다 놨다. 42건 충남도 사업 중에 논산 K-밸리 사업 하나다. 이건 충남도나 국가에서 서남권 낙후지역에 대해 전혀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김 의원 발언에 발끈했다. 김 지사는 “도에서 42개 건을 같이 나열한 건, 우리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을 가지고 의원들과 협의하고 협조를 구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특히 “42건 사업을 11개 지역구로 나눠서 한 게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논산·계룡·금산)을 대전으로 간다는 얘기를 하느냐”며 “논산은 전체적인 예산이 많이 들어가 있다. 전체 예산을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 빠진 42개인데, 논산·계룡·금산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한두 번이 아니라 매번 그렇다”고 대응한 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육사) 이전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사께서) 논산에 육사 이전 관련해서 장기사업으로 하자고 했잖은가. 논산이 아니라도 논산계룡이 국방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가 여러 번 나왔다”며 “국회의장이 ‘국방과학사관학교’ 제안도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육사가 장기사업이 된다면 검토 의견이라도 공론화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육사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의 공약 중 하나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답보 상태를 걷고 있는 상황.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이 부분이 지역구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을 대비해 이날 선제 공세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오늘 같은 날, 의원들이나 도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돼야 있어야 하는데 딱 끊겼다. 지사마저 장기사업을 얘기하면 (지역에선) ‘안 되는구나’ 하고 여긴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행사 이후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4천억 규모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미래기술연구센터가 2030년 충남 논산에 들어선다”며 “육사 이전 역시 국방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이전 추진을 진행하고 있는데, 논산·계룡·금산을 대전과 통합하라는 식의 선전 선동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