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기자회견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 촉구
김 지사 "바다 없는 충북, 민·군 겸용 공항 처지 극복해야"
[황재돈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국제공항 경쟁지로 ‘TK(대구·경북)신공항’을 꼽았다. 청주공항 항공 수요 분산이 예상되는 충남 서산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해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3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청주공항 민항 전용 활주로 건설’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충남 서산공항 건설’과 관련한 <디트뉴스> 질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재 각 지역마다 공항 물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신공항이 추진되고 있기에 내륙공항 간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청주공항은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해 매우 유리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며 “경기 남부권은 인구 1000만 명에 첨단산업이 집중됐다. 경기남부 산업과 항공물류 분야를 볼 때 (청주공항은)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청주공항은 중부권에 서산공항이 들어설 경우 ‘수요 분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 경기 평택 고덕산단과 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지역은 거리상 서산공항이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당장 충북도가 추진 중인 ‘민간 전용 활주로 조성’ 용역에서 사업타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현재 상황으로 보면 서산공항이 청주공항보다 입지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향후 양(兩) 공항 간 역할분담과 관련해선 더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산공항 막 시작..청주공항 활성화에 영향 없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원태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서산공항이 청주공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주공항이 민항 전용 활주로 건설을 통한 국제 항공물류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땐 서산공항은 아무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박 교수는 “공항이 활성화 되려면 활주로와 유로로 등 등 하드웨어가 꼭 필요하다”며 “항공물류가 가능하려면 3500m이상 활주로를 갖춰야 한다. 서산은 2700m밖에 되지 않아 제한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철도와 도로 등 접근교통 인프라가 중요하고, 운항사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세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공항 활성화가 될 수 있다. 서산공항은 막 시작됐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환 도 균형건설국장은 “서산공항은 500억 원 이상 규모로 공항 건설을 추진하다 예타 탈락했다. 국민의힘이 당정협의회서 요구해 공항 설계비 10억 원이 반영된 상황”이라며 “(서산공항은) 소규모로 건설될 계획이기 때문에 (청주공항에)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반드시 필요”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F-35 스텔스 전투기 20대를 청주기지에 배치하기 위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담았다”며 “지금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대책 없는 전투기 추가 배치는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어 “충북은 청주공항 활주로 6~7개 슬롯에 기대 가쁜 숨을 몰아쉬는 형국”이라며 “청주공항이 민·군 공항 처지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바다가 없는 충북은 대한민국 중심에 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충북의 백년대계를 위해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를 관철해야 할 시기”라며 “항공물류 99%가 몰린 인천국제공항 부담을 덜고, 중부권 공항에 이를 분산함으로써 산업 발전과 수출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끝으로 “내년 총선과 연계해 충북 여야 공약에 청주공항 피해보상과 슬롯 확장, 활주로 연장, 민간 전용 활주로 확보를 넣도록 도민 동의를 구할 것”이라며 “도는 민·관·정협의회를 조직해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1997년 개항한 청주공항은 현재 4개국 7개 국제 정기노선이 운항 중이며, 오는 9월 대만 타이페이(주7회), 10월 중국 연길(주3회), 11월 필리핀 클락(주7회) 등 정기노선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2022년 기준 이용객은 역대 최다인 317만500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