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사상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
민선 8기 공약 겨냥해 “대부분 답보 상태” 비판
[황재돈 기자] 더불어민주당 조철기 충남도의회 원내대표가 21일 도의회 개원 이래 최초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를 직격하며 도정 비판에 나섰다.
조 원내대표 연설문 분량은 7201자, 낭독에는 약 21분이 걸렸다. 연설의 대부분은 김 지사의 민선8기 대표 공약과 도정을 비판·견제하는데 할애했다.
“김 지사, 정치적 언사보다 도정에 집중해야”
“민선8기 성과 ‘자화자찬’” 평가 절하
조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도지사는 충남도 행정 수반으로서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라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감 놔라 배 놔라’하는 등 정치적 언사를 쏟아내기 보다, 도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선 8기 성과와 관련해선 “자화자찬”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 지사는 신년사에서 지난 7개월 간 성과를 나열했다”며 “하지만 도민 삶과 직접 와 닿지 않는 공허한 울림으로만 들린다”고 평가 절하했다.
"충남형 M버스 등 답보상태 공약 잇따라"
계속해서 김 지사의 민선8기 공약을 일일이 거론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김 지사의 공약 대부분이 답보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조 원내대표는 “내포 첨단산단 분양률은 지난해 연말 38%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권 직행 노선으로 만들겠다는 ‘충남형 M버스 노선’은 평택까지 진입하는 노선으로 방법을 우회했지만, 이마저 평택과 사전 논의 없이 진행했고, 수요예측과 재정지원 등 계획도 미흡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육군사관학교·국방부 충남 이전 공약과 관련해선 “국방부 장관에게 공개토론 제안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공언은 지켜지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며 “육사 이전 당위성 중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이 부족하고, 유치 전략 세부 실행방안이 미비해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청내륙철도 건설과 KTX 천안아산역 광역복합환승센터, 보령-대전 고속도로 등 대형 SOC사업과 관련해선 “국가철도망과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반영돼 추진돼야 할 것으로 임기 내 착공이 불투명하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발굴과 도민 문화 서비스 제고,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도서지역 응급의료체계 강화 발언에선 "만전을 기울여 달라”며 대책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산하 공공기관 내포이전 "현실 무시한 탁상행정 표본"
최근 도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과 내포 이전에 따른 갈등도 표출됐다. 충남도는 최근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연구용역에 따라 기존 25개 공공기관을 18개로 통폐합하고, 일부 공공기관 내포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아산지역 시·도의원들은 지난 1월부터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아산 소재 공공기관 이전 반대운동을 벌이며 김 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조 원내대표는 “충남도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정부는 공공기관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자율적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며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지역주민 의사 반영 없이 진행되는 행정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성토했다.
“충남도정은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힘쎈 도지사' 권한으로 오히려 갈등만 심화시켰다”고도 비판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을 향해선 "일부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충남 학생인권 조례 폐지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며 "교육감은 어느 방향이 충남 학생을 위한 길인지 명확히 판단해 인권친화적 학교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교직원 공동 관사 신축과 매입 예산 108억 원이 도의회서 삭감된 것과 관련해선 '예산 전액 재편성'을 주문했다. 조 원내대표는 "교직원들은 잦은 인사이동과 도서 지역으로 발령받아 주거지를 구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며 "안정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교직원 주거 공간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