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호선과 노선 중복 지적
부정확한 수요 조사에 '예산 낭비' 우려도
정병인 도의원 “실효성 없는 공약, 과감히 폐기해야”
[유솔아·황재돈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 공약인 ‘충남형 M버스’가 시행 전부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존 수도권 1호선 전철과 노선이 상당수 겹치는 데다, 정확한 수요조사가 동반되지 않으면서 ‘예산낭비’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부터 광역 교통편인 ‘충남형 M버스’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선 안을 보면, 아산시 신창면 ‘순천향대’를 출발해 천안시청-한국기술교육대 천안캠퍼스-공주대 천안캠퍼스-천안시 성환읍 대흥·안궁리-평택터미널을 거쳐 ‘평택 지제역’까지다.
운행시간은 출퇴근이나 등하교 시간에 초점을 맞춰 첫차와 막차 출발시간을 순천향대 발(發) 기준 오전 5시50분, 오후 4시30분으로 각각 구상하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후보자 시절 수도권(서울)과 천안·아산 간 광역생활권 교통체계(충남형 M버스)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인수위원회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서울에서 평택으로 종점을 변경했다.
순천향대-평택지제역, ‘106분’ vs ‘48분’
M버스 실효성에 가장 문제가 드러난 부분은 ‘소요시간’. M버스의 경우 ‘카카오맵’으로 예측 소요시간을 확인한 결과, 월요일 오전 6시 30분 순천향대 출발 기준 평택 지제역까지 106분이 걸렸다. 충남도가 밝힌 80분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셈.
반면 수도권 1호선 전철을 이용할 때 순천향대 인근 신창역에서 평택 지제역까지 48분에 불과했다. M버스와 1시간 가까이 차이났다. 실제 천안에서 평택으로 출퇴근하는 지역민은 소요시간에 따른 M버스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모 씨(38. 천안시 서북구)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자가용을 이용해 평택으로 출퇴근 하고 있지만, 가끔 쌍용역에서 전철을 이용하기도 한다”며 “전철보다도 시간이 많은 걸리는 버스를 어느 누가 타겠느냐”고 말했다.
이용객 1일 160명 ‘추정’..1대당 9명 이용
“적자보전 차원서 예산 추가 투입 가능성 높아”
이용객 추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에 의뢰해 수요량을 조사했다. 조합은 교통카드 사용량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60명이 M버스를 이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라면 아산-평택(18편) 버스 한 대당 승객 9명이 이용하는 꼴. 이용률이 저조할 경우 버스업체 적자보전을 위해 추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도는 지난해 버스 3대 구입에 5억1000만 원을 들였고, 올해 버스운영비로 7억1600만원(도·시비)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병인 도의원(더불어민주당·천안8)은 “정확한 수요 예측이 없다면 운영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버스조합이 실질적으로 버스를 운영하고, 이후 도에 적자보전을 요구할 것이다. 조합 수요예측만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업 시행에 필요한 재원과 수요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단순히 지사의 공약 이행을 위한 사업 추진은 적절치 않다”며 “실효성 없는 공약사업은 과감히 폐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M버스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복지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이라며 “우선 3개월 시행 후 정확한 이용분석을 통해 문제가 있다면 노선을 조정하는 등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