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부동층·중도층 변수 커져
육사 이전·우주청 입지 등 민심 이반 달랠 ‘승부수’ 주목
[류재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면서 대선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만큼 부동층·중도층 잡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은 극단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적고, 중도층이 두꺼운 지역이라는 점에서 양 후보 간의 중원 공략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충청을 연고로 내세우고 있어 ‘중원 표심’이 남은 대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緣)을 앞세운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양 후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은 상황. 두 사람 모두 육군사관학교(육사)와 항공우주청 입지를 놓고 지역 민심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늘한 지역 민심 끌어안을 ‘승부수’ 주목
‘정권유지 vs 정권교체’에 “지역발전 적임자” 메시지 주목
이 후보는 충남도가 공들이고 있는 육사 이전을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보내기로 마음을 굳혔고, 윤 후보 역시 지난 19일 경남 진주를 찾아 항공우주청 설립을 공약으로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양 후보와 선대위가 남은 선거운동 기간 충청권 유세에서 위축된 민심을 어떻게 달래며 끌어안을지 주목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충남대 오거리 이재명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95%에 달하는 이재명 후보 공약 이행률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1등을 했다. 이 두 수치를 보더라도 이재명 후보는 검증된 사람”이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같은 날 대전을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나라가 엉망이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절망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무능한 민주당 정권이 아닌 정권 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 정치권은 ‘정권 유지’와 ‘정권 교체’에 더해 “지역 발전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중원 민심에 다가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박영순, 尹 ‘항우청 경남 공약’ 겨냥 “청 단위 기관은 대전”
“李, 대덕특구 비롯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발전 약속”
박영순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대덕구)은 21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누가 어려운 코로나 정국을 수습하고 국정을 이끌 사람이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전제한 뒤 “그래도 지역을 다녀보면 이재명이 낫지 않느냐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후보의 ‘항공우주청 경남 공약’을 겨냥해 “(이 후보는) 청(廳) 단위 기관은 대전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대덕특구 재창조와 조차장 복합개발 등 미래 발전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며 “지역민들이 허탈해하는 혁신도시 추진과 관련해선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했다”고 부연했다.
이명수 “과감하고 혁신적 정책으로 지역 중도층 흡수”
우주청 공약 논란에는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 바뀔 수도”
이명수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아산갑)은 “충청대망론이 크게 확산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 제안으로 지역 내 중도층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윤 후보의 우주청 공약 논란과 관련해 “공약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100% 확정된 건 아니다. 제대로 된 데이터와 자료로 설득한다면 당선 이후 인수위 단계에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내일(22일) 충남 서해안을 방문하는데, 서해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약을 추가로 제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결렬에 박 위원장은 “윤 후보는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고 했고, 이 위원장은 “단일화 불씨는 살아 있다”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여야 대선 후보 4명(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은 이날 밤 8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TV 토론회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