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구성원인 학생들 목소리 무시" 반대 여론 위주
양 대학 입장문도 미묘한 '온도차'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들

[이미선 기자] 대전 지역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 가능성에 각 대학 구성원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갑작스런 통합설에 '반대'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충남대 02학번 학생은 "어제 총장 입장문과 총학생회 답변이 에타(에브리타임)에 떴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 반대 위주로 댓글이 달리고 있다. 시위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 익명 커뮤니티인 에타에 게재된 의견들을 보면 통합에 부정적인 이유는 '입결(입시결과) 문제' '통합 이점 불명확' '지거국(지방거점 국립대) 몸집 불리기 및 교수 티오 늘리기에 불과' 등 다양하다.
 
한밭대 한 학생도 "충남대 분교·분캠 취급을 당하느니 국립대 타이틀이라도 가지고 있는게 낫다. 통합하면 충남대는 좋을지 몰라도 한밭대는 손해다 등의 의견들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묻거나 수렴하지 않는 등 학내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했다는 여론이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충남대·한밭대 통합을 반대합니다'는 글도 이점을 지적하고 있다.

청원자는 "학교의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은 정작 대학 통합 논의를 일절 안내 받지 못했다....정당한 이유에 대한 안내와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대학 통합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재학생이 참여하는 통합설명회 개최 ▲통합 논의 진행 과정 공개 ▲대학교 통합에 대한 재학생 투표 진행 ▲재학생 및 동문회 동의 없는 통합 MOU 무효화 등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달 19일까지 진행되며 18일 오전 기준 860여 명이 동의했다.

한편 충남대와 한밭대는 전날(17일)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공통된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두 대학간 통합에 대한 미묘한 온도차(?)가 보였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지난달부터 교수, 학생, 직원, 동문회 등 대표분들께 대학 발전을 위한 통합 논의 시작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공과대학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런 형식의 소통은 통합 논의 시작 전에 간담회와 토론회 형식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통합 논의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반면 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현재 충남대에서 대학 통합과 관련하여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은 통합에 대한 입장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 발 물러난 듯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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