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대선 정국의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양당 모두 단일화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지면서 ‘살아있는 카드’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양당은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자당 후보가 주체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관련 질문에 “조건이나 방법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철수 ‘안일화’에 이준석 ‘간일화’ 설전
단일화 국면 대비 전략적 ‘수 싸움’ 치열 

다만 ‘안철수로의 단일화라면 받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안 후보는 “제가 대표선수로 나갈 수 있다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의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 주장에 ‘간일화’(간보는 단일화)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같은 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저희 2030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전돼 수치가 상승했던 것에 너무 고무돼 ‘안일화’ 이런 말도 만드셨더라”며 “인터넷에 가보면 ‘안일화’보다 ‘간일화’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응수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후보와 이 대표 모두 단일화 국면이 조성될 경우를 대비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수 싸움’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문표 “야권 분열하면 안 돼..단일화가 최고 상수”
신용현 “확장성 있고, 표 많은 후보로 단일화가 기본”

홍문표 국민의힘 충남 총괄선대위원장(홍성·예산)은 20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이 정권교체를 하라는 건데, 지난 대선처럼 야권이 분열하면 안 된다”며 “어떤 경우라도 단일화는 해야 한다. 우리로서는 그게 최고 상수”라고 역설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안철수 후보가 자기주장을 강력히 하는 것도 야권으로선 나쁠 게 없다”며 “안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단일화가 됐을 땐 정권교체는 확실하다. 설 명절이 지나면 단일화 얘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단일화를 하려면 이기기 위해서 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확장성이 있고, 표를 많이 가진 후보로 단일화하는 게 기본”이라고 공감대를 나타냈다. 

신 위원장은 다만 “(안철수 후보는)그 기조를 후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고, 캠프 입장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단일화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나 힌트를 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20일 오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양자 TV토론에 반발하는 규탄 대회를 열었다. 

신순옥 국민의당 충남조직본부장은 “대선후보 토론회를 양자가 한다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폭거”라며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득권 논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