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렘과 긴장. 사막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라고 했던 대화처럼 며칠 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한편으론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혹시 너무 떨려 실수는 하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앞둔 며칠 전부터 이런 설렘과 긴장이 이어졌다.하지만 내게 질문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200명이 넘는 출입기자들이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모두 질문을 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통령에게 질문할 준비가 되어 있던 나로서는 기회를 얻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인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문재인 정부가 공공사업으로 전환시켰다. GS건설이 안성~세종 구간을 맡기로 하는 등 일찌감치 사업방식이 확정된 대규모 SOC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번 결정된 사업방향을 좀처럼 변경하기 어려운 ‘행정의 관성’을 고려할 때 “극히 이례적이고 놀랍다”는 반응이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총사업비 7조 5000억 원대 사업에 걸린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정권 입맛에 맞게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된 지역들은 도농복합도시이다 보니 민가 외에 농가 피해도 상당합니다. 오늘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들 피해지역 낙과로 화채를 만들어 드셨다고 하는데요. 특별교부금 지원 외에 정부나 청와대 차원에서 수해지역 낙과 팔아주기 운동이나 자원봉사, 수해지역 휴가를 독려하는 홍보 캠페인 계획은 없으신지요?”2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결과에 대한 박수현 대변인 브리핑 직후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기자는 천안, 박 대변인은 고향이 공주로 모두 충청 출신이다. 기자의 질문을 받은 박 대변인은 무슨 뜻인 줄 알았다는 듯 이
충남도청 기자실이 시끄럽다. 청사 5층에 있는 지방기자실과 중앙기자실을 하나로 합치고, 그 위치를 1층으로 이전한다는데 상당수 언론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기존 기자실을 ‘통합 브리핑룸’ 형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충남도 계획에 대해 일부 언론사들이 ‘취재 보이콧’이라는 형태로 맞서고 있다고 하니, 세간의 이목이 충남도에 집중되지 않을 리 없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툼이 어떻게 종결될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이번 논란에서 두 가지 논리가 맞부딪히고 있다. ‘특권 타파’와 ‘언론정화’ 두 가지 관점이다. 먼
10일 오후 2시 충남도의회 제29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시작했다. 본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2시 51분 현재, 정광섭 도의원이 ‘안면도 77번 국도 4차선 확포장 서둘러야’라는 제목으로 5분 발언을 진행 중이다.그런데 같은 시각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이미 이 내용이 보도돼 있다. 정 의원뿐 아니라 이날 5분 발언을 한 5명 도의원의 기사가 모두 올라가 있는 언론사도 눈에 띈다. 심지어 시간도 본회의가 열린 오후 2시보다 3시간여 빠른 오전 11시 15분에 출판된 기사도 발견된다.도의회 홍보팀에서 사전 배포한 보도자료
그와의 인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었고, 나는 천안지역 취재기자였다. 작은 키에 수더분하게 생긴 그는 검사라기보다 이웃과 같은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위압적이라는 편견이 강한 검사보다 ‘엄마’의 자상함과 푸근함이 진하게 풍겼다. 사실이 그랬다. 그는 천안지청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지역사회 부적응 학생들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활동에 꽤나 열성이었다. 그와 첫 만남도 검찰청이 아닌 교육청이었다. 그를 첫 인터뷰했던 날은 새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한 달 여가 지난 2011년 4월의 어느 날, 천
“박상기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셀프 보고’할 부분이 있습니까?”“새로운 용어가 생겼나요? 셀프고백? 발표한 대로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고민스럽게 깊이 들여다봤습니다.”지난 27일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선 결과 브리핑 직후, 기자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주고 받은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앞서 청와대는 지난 11일 장관 후보자 5명을 발표했다. 브리핑 뒤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위장전입과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음주운전 전력을 밝혔다. 청와대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지명 당시에도 위장전입 사실
요즘 충남도의회가 시끄럽다. ‘시·군 행정사무감사 조례’가 시·군 공직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고,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의원들은 극심한 가뭄에 애타는 농심을 외면하고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옛말들이 떠오른다. 먼저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모두들 알다시피 “오해받을 짓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군 행감 조례’가 부활한 이 시점에 잘 부합하는 말이다. 지난해 10월 16일 공주시에서 열린 고맛나루 배드민턴대회. 이 행사
지난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연정(大聯政)’을 제안했다. 안 지사는 여소야대 정국을 풀 해법으로 협치 수준을 넘어 대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대연정을 둘러싼 공방은 치열했다. 문재인 후보 등은 ‘적폐세력과 손을 잡는 것’이라는 취지로 공세를 취하며 안 지사를 코너로 몰았다. 특히 문재인 지지층과 당 내부에서는 온갖 비난을 퍼부으며 그의 제안을 평가절하했다. '안희정의 대연정' 복기해야 하는 이유안 지사는 “자유한국당과 연정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이지 말라. 적폐 청산을 위해선 개혁 입법이 필요한데
대전시가 갑천친수구역(도안 호수공원) 1,2블록을 민간건설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공공성 침해’ 논란이 벌어졌다. ‘아파트 건설을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민간에 넘겨주는 것은 특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민간매각을 지지하는 찬성론자들은 도안신도시 개발이나 이웃 세종시 개발을 예로 들며, 공공이 모든 개발사업을 도맡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간건설사가 이익을 내야 지역경제에 활력이 돌 것 아니냐는 ‘낙수이론’이 무한 반복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도안 호수공원 사업의 법적 배경인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가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의 점진적 중단과 폐쇄가 핵심 내용이다. 환경론의 관점에서 보면 속 시원한 결단은 아니지만 화력과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가 불비하고 값비싼 청정에너지로 전환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채택 가능한 가장 개혁적 조치로 읽힌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적 조치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1일부터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되는 서천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 236명은 ‘사실상의 해직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이 인사청문회 문턱 앞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위장전입 및 탈세 의혹 등으로 야당에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주말 야당 설득작업을 벌이긴 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향후 인사청문회가 연달아 열리고, 장·차관 인사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여소야대 정국 정치세력화로 등장하는 '문빠'당·청과 야당이 여소야대
권선택 대전시장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시민단체 등이 환경파괴와 특혜시비 등 여러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귀담아 들을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25일 도시공원위원회를 개최한 것만 봐도 반대의견을 묵살한 노골적인 ‘강행의지’가 엿보인다. 권 시장은 틈나는 대로 ‘사업추진의 불가피성’을 강조해 왔다. 헌법재판소 위헌판결로 2020년이 되면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곳을 모두 해제해야 하는데, 이후 닥쳐올 난개발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그들에게 일부 이익을 보장하면, 최소한 70%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여러 미담이 쏟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거나, 참모진과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대통령이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에 들러 비정규직 1만 명의 정규직화를 약속하자 직원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배가 고프다’는 민원인의 손을 잡아끌며 “라면이나 끓여먹고 가라”고 자택으로 초대하는 장면 등이 SNS를 통해 퍼져 나가기도 했다.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대통령과 그 주
대선 때마다 ‘충청대망론’은 지역 정가의 단골 메뉴다. 더불어 정부 인사 때마다 자주 나오는 말이 ‘충청홀대론’이다. 대권을 한 번도 잡아 보지 못한 지역 현실을 반영하는 단어들로 고착화됐다.이번 19대 대선을 앞두고도 충청대망론은 여지없이 등장했다. 반기문(충북 음성)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충남 논산) 충남지사, 정운찬(충남 공주)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뜻을 이루진 못했다. 문재인 정부 충청 인사 등용되려면..다만 안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와 청와대 비서진 기용에 나선 가운데, 충청출신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의 법무장관 입각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의원은 차기 법무부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유력 후보군 중 한명이다. 판사시절 노무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법복을 벗어던진 박 의원은 참여정부 초대 법무비서관을 지내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대전 서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국회 법사위 간사는 물론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간사까지 역임하며 ‘촛불정국’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먼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5년 전 대선 도전에 실패하고 와신상담 끝에 당선되셨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클까요. 다시 한 번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당선증을 받고 대한민국 정식으로 제19대 대통령이 되셨으니 ‘대통령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태어나서 대한민국 대통령께 편지를 쓰기는 처음입니다. 그만큼 저도 기자의 신분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대통령님께 거는 기대가 남다릅니다. 대통령님, 아시다시피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외교와 안보를 비롯해 민생 경제가 파탄 직전입니다
#1. 2016년 12월 31일. 병신년(丙申年) 마지막 날 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등에는 노트북이 든 가방을 메고 한손엔 사진기, 다른 한손에는 촛불을 들었다. 그 추운 겨울 밤 광장에 모인 군중들과 ‘박근혜 퇴진’, ‘조기 탄핵’을 외치며 정유년(丁酉年)을 맞았다. 기자인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난 그 자리에 있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국민,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였다. #2. 2017년 5월 4일.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난 아내와 두 아이와 집 앞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대전·세종의 싱크탱크인 대전세종연구원이 연구위원 특혜채용 의혹을 받고 있다. 본보 의혹제기 보도 이후 대전과 세종의 시민단체까지 나서 특혜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그 누구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하고 있지 않다.대전시와 세종시는 물밑에서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 연구원 감사직을 맡고 있는 세종시 정책기획관이 나서 일단 의혹이 제기된 내용을 살펴보고, 문제점이 확인되면 대전시 감사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세종시측은 연구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대전시가 처음부터 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
대통령선거 본선구도가 확정되면서 대전에 보관 중인 핵폐기물을 조기에 반출시킬 수 있도록 대선 주자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이 대전 방문을 통해 핵폐기물 반출을 약속하긴 했지만, 원론적인 약속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밝힌 대선주자는 아직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22일 대전시의회에서 충청권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외부에서 반입된 사용 후 핵연료 등 폐기물은 빨리 반출시키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나흘 뒤인 26일에는 대전MBC에서 주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