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2차 이전 두고 공방
이 시장 “정치 잘못 배워” 격분
장 의원 “만행 아직 덜 드러나”
민선 8기 대전시정을 두고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동구)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두고 제기된 책임론에 범시민 협치 제안까지 무산되자, 공개토론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 시장은 2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전시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흠집내고, 폄훼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정치의 기본 자세가 안 된, 정치를 잘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격분했다.
이어 이 시장은 혁신도시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을 언급하며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는데, 시가 노력을 안 한 것처럼 하고 있다”며 “충청메가스퀘어를 준비해두고, 기상산업기술원도 전 조직 이전을 위해 건물을 계속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준비에 소홀하다는 비판과 함께 이전 공공기관 대전 범시민 유치위원회(가칭) 구성을 제안하고 나선 장철민 민주당 국회의원을 겨냥한 내용이다.
앞서 장 의원은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착수를 국정과제로 명확히 밝혔으나, 이 시장은 공공기관 이전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 인근 충남 혁신도시와 비교해도 한참 뒤처졌다”며 메가충청스퀘어 조감도 하나 그려놓고 모든 준비 소홀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어렵게 대전으로 유치한 기상산업기술원의 경우 일부만 이전한 상태로 완전 이전 부지를 애타게 찾고 있다”며 “오겠다는 기관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대전시의 현실”이라고도 꼬집었다.
이 시장의 발언 직후 장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 시장은 공공기관 이전 협치 제안에 인신공격으로 화답했다”며 “그간 거악(巨惡) 윤석열에 가려 이 시장의 만행이 덜 드러났다. 시정이 견제받지 않는 동안 작은 지적이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는 오만한 행정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지역의 준비 정도를 보면 애가 탄다. 아무리 애써도 시는 묵묵부답”이라며 “누가 공직자로서 태만했는지 시민들의 평가를 받고, 새 정부가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 대전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공개토론을 해보자”고 역제안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따르면,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제는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 중 51번째에 포함됐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한 뒤 연구·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내년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만, 뒤늦게 혁신도시로 지정된 대전시는 이미 수 년간 지역을 떠난 공공기관이 상당하고, 이전을 약속한 기관들의 완전 이전이 늦어지는 등 공공기관 유치, 잔류 노력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선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적극 행정,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