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충청·호남 합동연설회, 찬탄·반탄 충돌
당원도 두갈래, 야유 보내거나 자리 뜨기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극우 논쟁에 갇혔다. 당대표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반탄파)와 찬성파(찬탄파)로 맞붙었으며, 당원 역시 둘로 갈라져 현장은 환호와 야유가 뒤섞였다.
국민의힘은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최근 연설회마다 지지자 간 충돌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는 화합을 당부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지하는 후보는 다르겠지만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야당 탄압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선대위원장 역시 “전당대회 동안 논쟁과 대립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화합과 단합의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탄 "윤어게인·전한길 나가라는 게 부끄러운 것"
하지만 당대표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급격히 양분됐다. 반탄파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반면 찬탄파 후보들은 극우세력 청산과 당내 혁신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권 3대 특검 인권탄압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며 "무차별 출국금지와 압수수색, 소환조사,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후보는 “같이 싸운 동료 의원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특검에 무도하게 짓밟히고 있는데 '아직도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 내란동조세력이 있다'며 당과 동지를 팔아넘기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며 “누군가는 욕을 했던 윤어게인, 당을 지키자고 했던 전한길 선생을 나가라 외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탄 "이대로면 지선 참패", "극우 몰아내고 당 살리겠다"
찬탄파 후보들의 연설이 이어지자 일부 지지자들은 자리를 뜨거나 야유를 보냈다.
안철수 후보는 “후보들이 이재명과 민주당을 막겠다며 내부총질은 안 된다고 하는데 똘똘 뭉치면 정말 할 수 있겠냐”며 “극단세력과 함께 계엄을 옹호하면 합리적 보수 당원이 떨어져 나간다. 아무리 뭉쳐도 (지지율) 30%를 얻기 어렵고, 내년 지방선거는 참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탄파를 겨냥해 "계엄을 옹호하면서 어떻게 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며 "보수정당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을 무시하고도 대한민국 제1보수정당 당대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조경태 후보는 "당이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는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때문"이라며 "지난 대선 0.7% 차이로 힘겹게 보수 정권을 만들었지만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보수를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자는 게 틀린 말이냐"며 "당대표가 되면 당에 남아있는 극우 세력을 한명도 빠짐없이 몰아내고,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살려내겠다"고 덧붙였다.
사회자가 이날 행사 중간 "다른 후보에 대한 야유는 자제해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고, 질서요원들은 소란을 막기 위해 분주히 현장을 뛰어다녔다. 당 지도부의 현장 출입 금지조치를 받은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는 행사장 밖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경기 일산에서 마지막 합동연설회(수도권·강원·제주)를 연다. 최종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