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가진 국민은 전 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알고 있다. 서슬 퍼런 검찰권을 앞세워 정적을 탄압했고, 국민의 삶을 외면했다. 대통령 내외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모습으로 일관했다.

현명한 국민은 뜻을 모아 무능하고 부도덕한 대통령을 탄핵했고, 급기야 조기 대선이 이루어질 수 있게 했다. 각 당은 서둘러 내부 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고,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주필   김 도 운
    주필   김 도 운

그러나 조기 대선의 빌미를 제공한 국민의힘은 후보 선출 과정부터 국민의 뜻을 철저히 외면했다. 당내 보편적 상식적 의식을 가진 이들은 철저히 배제했고, 선출된 후보자는 어떤 반성도 없이 이전 정권의 주장을 이어갔다.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했더라도 어려움이 컸을 선거지만, 국민의힘과 그 당의 대선 후보자는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극렬 지지층만을 향한 득표 전략을 이어갔다.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조차 얻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냉전이 종식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구시대적 가치인 냉전시대에나 통했을 사고를 앞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향하는 구애만 이어갔다. 선거에 이기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보수층의 결집에만 공을 들였다.

김문수 후보, 그리고 국민의힘의 반성 없는 태도는 국민의 눈에 실망 자체였다. 실망에 빠진 국민은 단 한 차례의 지지율 반전도 허용하지 않고, 결국 예상대로 선거가 끝나게 했다. 역대 가장 싱거운 선거였다. 

전직 대통령의 폭정과 무능에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은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 힘이 깊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건 기대일 뿐이었다. 승리에는 관심 없고 완주만 목표로 하는 선거로 비쳤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합리적 시각으로 사태를 직시하는 올바른 정치인이 있겠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당 밖으로 퇴출되는 처지가 됐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보수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를 짓밟았다. 그러니 선거에서 참패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그 길을 택했다. 

국민적 지지를 얻는 데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고, 정적을 무력화시키고, 어부지리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구태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정치의 기본이지만, 그걸 외면했으니, 선거에서 참패한 건 당연하다. 

향후 국민의힘 앞에는 참으로 혹독한 가시밭길이 이어질 것이다. 국민이 기대한 반성을 외면한 대가다. 가시밭길을 선택한 건 자업자득이다. 어쩌면 존폐마저 위협받을 지경에 이를지 모른다. 

국민을 이기려 했으니 혼쭐이 날 거다. 철저히 반성하고 용서를 빌며 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선거에서 지더라도 회생할 가능성은 살렸을지 모른다. 그마저 포기했으니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는 건 당연하다. 그들이 선택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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