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로 경북 북동부서 일가족 등 사망자 9명 발생
중대본 “강풍 등 기상상황 좋지 않아...확산 방지 총력전”
전남과 경북 등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25일까지 피해 면적만 전국 1만 4694㏊, 15명의 사상자에 산불로 인한 대피인원만 3300명에 달한다.
고기동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회의 모두발언에서 “강풍과 건조한 날씨, 연무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진화작업이 쉽지 않다"며 이처럼 전했다. 현재까지 임시대피소에 머무르는 주민은 33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소방청 등 가동한 헬기만 110대, 인력 6700여명에 달한다. 일선 지자체 공무원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진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으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산불은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하동,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 4곳에서 진행 중이다. 평균 진화율은 88%이지만, 의성은 55%에 머물고 있다.
산림청은 헬기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고, 민가 주변에는 산불지연제를 살포하고 있다. 소방청도 전국의 소방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 대응 중이다.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도 도로 차단, 사전 주민대피 등 안전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닷새째 확산하는 경북 의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급기야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 주민에 대한 대피령이 떨어졌고, 인근 마을까지 불길이 더 확산 중이다.
산불이 '동진'하는 경로를 따라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산불진화에 나선 공무원은 물론,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실한 주민도 변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26일 현재까지 산불이 휩쓸고 간 현장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모두 9명이다.
의성군에서 퍼진 불씨가 비화해 산불이 확산하고 있는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전날 오후 11시께 도로 등에서 일행 등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남녀 시신 4구가 발견됐다. 또 60대 남성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가운데 50·60대 남녀 3명과 화상을 입은 남성 1명은 일가족으로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주왕산국립공원 등에 불씨가 날아든 청송군에서는 지금까지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청송읍 한 외곽에서도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또 가족들과 함께 트럭을 타고 대피하던 70대 여성은 교통사고로 갈비뼈 등을 다치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진보면에서는 치매를 앓는 80대 여성 1명이 실종된 상황이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의성과 접한 까닭에 가장 먼저 산불이 번진 안동에서도 현재까지 임하면과 임동면 2곳에 있는 주택 마당에서 각각 50대와 70대 여성이 숨진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 등이 발견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각 지자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세종시를 비롯, 충청권 지자체는 일제히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소방감시원과 일선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