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기대된다' 음악·음식·풍경 삼박자가 빚은 황홀한 경험
가을의 초입, 해가 뉘엿 기울자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온다. 7일 오후 5시. 충남 보령 쏠레르호텔 앞 해수욕장 광장에선 낙조를 보며 음식과 공연을 즐기는 ‘Taste your 충남, 2024 서해 선셋 다이닝’이 열렸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부터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역점 추진하는 미식 관광 프로젝트 ‘Taste your Korea’를 국내에 처음 반영한 것.
음악, 음식, 풍경 삼박자의 찰떡궁합이 빚은 ‘선셋다이닝’은 충남도·충남문화관광재단·보령시·한국관광공사가 주죄·주관하고 충남개발공사가 후원했다.
야외에 깔린 300개의 테이블 사이로, 셰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본격적인 다이닝 준비에 나섰다. 스테이지에서 ‘미스터 브라스’가 연주하는 L-O-V-E와 Fly me to the moon 등 브라스 음악이 흘러나오며 오늘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보령의 특산물로만 만들어진 음식은 참가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보령 앞바다 각종 해산물로 끓여낸 녹진한 해신탕부터 무창포 바다에서 잡은 주꾸미 매콤 볶음과 소면, 파강회 등 오늘 이 행사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메뉴다.
먼저 오천 앞바다에서 잡았다는 키조개 관자 버터구이는 브로콜리와 빨간 파프리카를 얹어 탱글한 관자에서 풍미 가득한 즙이 흘러나온다.
바케트 빵 위에 큰 새우와 토마토가 곁들어진 스페인식 파타스도 일품이다. 대천김, 만세보령쌀, 날치알과 게살로 멋과 맛을을 낸 마끼는 즉석에서 노년의 셰프 두 명이 말아준다.
그 옆에선 특별요리로 보령 통돼지 바비큐가 구워지고 있다. 뚝뚝 떨어지는 기름, 바짝 구워진 껍데기에 비해 촉촉해 보이는 속살 탓인지 참석자가 줄지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대천 양조장에서 숙성시켰다는 수제 브루어리 맥주 한입에 더위가 가시는 듯 하다.
해가 떨어지자 붉은 빛의 낙조가 참가자의 탄성을 자아냈다. 연인, 부부, 가족, 친구 등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 바빠진다. 하늘 위론 패러글라이딩이 날며 오늘 모두가 기다렸던 이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지평선으로 해가 완전히 사라지자 햇빛에 반짝였던 조명이 빛을 내기 시작하고, 영화 쉬리 ost로 익숙한 캐롤키드의 'when I dream'이 흘러나왔다.
올해 첫 선셋다이닝은 선착순 300여 명 접수가 금새 매진되고, 연계한 숙박시설도 성황을 이뤘다. 내년에는 보령이 아닌, 충남의 다른 서해 바다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